이물질이 나왔다며 환불을 요구하는 이른바 ‘배달 거지’에 대한 사연이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출처=보배드림
[파이낸셜뉴스] 배달 주문한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며 환불을 요구한 고객에 식당 주인이 분통을 터뜨렸다. 배달 전 기사를 통해 해당 고객이 상습적으로 환불을 요청하는 고객이라는 말을 들었던 탓이다. 고객이 이미 음식을 폐기한 상태였지만, 식당 주인은 거부할 경우 음식점 리뷰에 악의적으로 낮은 별점을 주는 이른바 '별점 테러'를 우려해 환불 조치해줬다고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배달 기사들 사이에서 환불을 상습적으로 요구하는 '블랙리스트'까지 공유되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따르면 족발집을 운영한다는 자영업자 A씨는 '배달 거지한테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A씨는 "요즘 장사가 너무 안돼서 30분 일찍 주방 마감을 했지만 하나라도 더 팔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새벽 12시 28분 주문을 수락했다"면서 "배달대행업체 기사님께서 '이 지역에서 환불로 유명한 집'이라고 했다. 며칠 전에도 커피집에서 6만원 상당을 주문하고 이물질이 나왔다며 환불을 요청했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만약에 환불을 거부하면 리뷰 테러하는 집이라고 하더라"면서 "그래서 음식 사진을 찍고 배달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배달 기사의 우려처럼 '이물질'을 이유로 환불 요청이 들어올 경우를 미리 대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A씨는 다음날 환불 요청을 받았다. 그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고객센터에서 전화가 왔다"며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와서 환불 요청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어 "남은 음식이 있으면 회수해서 보겠다고 했더니 고객이 폐기 처리까지 했다고 한다"고 고객센터의 답변을 전했다. 작성자가 해당 손님의 환불 이력이 많은지 물어봤지만 개인정보를 이유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고 한다.
A씨는 족발과 계란찜, 날치알 주먹밥 등 총 4만5500원에 해당하는 음식을 배달 주문을 받고 판매했다가 결제를 취소한 영수증도 함께 첨부했다.
그는 "일단 환불 해줬는데, 너무 화가 난다"며 "이런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냐"고 토로했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악의적이고 상습적인 환불 요구가 늘어남에 따라 배달 플랫폼 차원에서 적절한 환불 프로세스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현재처럼 손님의 요구대로 일방적으로 환불 요청을 받아주면 피해를 보는 자영업자가 계속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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