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사라햇 사왕쟁의 성형수술하기 전과 후 모습. 태국 방콕 경찰 제공
[파이낸셜뉴스] 태국 방콕에서 일명 '마약왕'으로 불린 20대 남성이 경찰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한국인같이 성형수술과 개명까지 했지만 끝내 체포됐다.
26일(현지시간) 태국 현지 매체 스트레잇 타임즈 등에 따르면 태국 방콕 경찰은 지난해 12월 방콕 방나지구의 한 콘도미니엄에서 마약 조직 두목 사라햇 사왕쟁(Sarahat Sawangjaeng, 25)을 체포했다. 그의 현재 이름은 정지민이다.
당시 사왕쟁은 경찰이 들이닥치자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둘러대며 현재 이름을 댔다고 한다. 생김새 또한 기존의 몽타주와 많이 달라 경찰은 당혹해 했지만, 이내 신분을 확인하면서 체포했다.
사왕쟁은 인터넷 '다크웹'을 이용해 유럽에서 태국으로 MDMA(엑스터시·항정신성 약물의 일종)를 주문한 뒤 방콕에서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태국 세관은 사왕쟁이 유럽에서 주문한 메틸렌디옥시 메시암페타민 2575g과 엑스터시 알약 290정을 발견했다.
현지 검찰은 증거를 수집한 뒤 체포 영장을 발부받았지만, 용의자를 찾아내지 못해 사건의 행방이 묘연했다. 결국 검찰은 함정수사를 통해 사왕쟁에게 접근했고, 그의 거주지를 찾아낼 수 있었다.
조사 결과 사왕쟁은 사법기관의 추적을 피하고자 수년에 걸쳐 성형수술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때 이름도 한국식으로 개명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었던 경찰은 "본래 얼굴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더라"라며 "잘생긴 한국 남자로 변해 있어 충격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사왕쟁은 검거 이후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쌈마수티 경찰서장은 "왕쟁은 방콕의 MDMA를 퍼뜨린 숙주 중 하나"라며 "우리는 외국에 더 많은 용의자가 있다고 생각하고 조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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