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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월 연속 무역적자 위기… 반도체·對中 수출 여전히 험난 [긴급진단 경기둔화 진입한 韓 (中)]

2월 수출 반도체 -44%·중국 -23%
러·우전쟁에 에너지가격 천정부지
산업 구조개편 등 중장기대책 필요

12개월 연속 무역적자 위기… 반도체·對中 수출 여전히 험난 [긴급진단 경기둔화 진입한 韓 (中)]
우리나라 수출이 흔들리고 에너지 수입액은 늘면서 12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가시화됐다. 올해 1~2월 무역수지 적자액은 2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간 코로나발 중국봉쇄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우리나라 주력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큰 타격을 받았다. 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 수입액은 급등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스스로를 '영업사원 1호'라고 칭하면서 올해 수출목표액을 6850억달러(전년 대비 0.2%p↑)로 높여 잡았다. 하지만 최대교역국 중국 수출이 여전히 험난하고, 러시아·우크라 전쟁이 지속되면서 무역수지 흑자전환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러·우 전쟁에 에너지 가격 높아

27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1~2월 무역수지 적자액이 200억달러에 달하면서 무역수지 12개월 연속적자가 확실시된다. 올해 연간 누적 무역적자는 50일 만에(1월~2월 20일 관세청 기준) 186억달러를 기록했다. 2월만 봐도 1~20일 수출이 전년 대비 2% 이상 감소하면서 무역수지 적자가 60억달러가량 쌓였다.

우리나라 주력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2월 1~20일 -43.9%로 급감하면서 타격이 컸다. 또 국가별로 중국(-22.7%), 베트남(-18.0%) 수출이 침체된 영향이 크다.

대중국 무역수지는 지난해 3분기 연속 적자였다. 올해 1월 대중 무역수지 적자도 39억7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에너지 수입액 고공행진은 무역수지 적자폭을 키우고 있다. 1월 3대 에너지 수입액은 158억달러로 3대 에너지 적자폭은 127억달러가량이다.

중국 기술력 향상으로 산업구조가 바뀌어 우리나라 중간재 수출이 크게 위축됐다. 중국이 수입해서 쓰던 상당 부분이 중국산으로 대체돼 중간재 수입이 금융위기 이전(2001~2007년) 연평균 32.4% 증가하다가 금융위기 이후(2010~2021년) 들어 연평균 8.9% 증가에 그쳐 23.5%p 감소를 기록했다.

강내영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한국산 중간재와 최종재의 중국 수입시장 내에서 경쟁력이 하락 중"이라며 "공급망 관점에서 중국이 조립 및 가공을 위한 생산기지로 역할이 약화됐고, 이런 구조적인 요인이 한국의 대중국 수출부진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단기적으로는 중국 경제 정상화가 국내 대중국 수출은 물론 무역수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대중국 첨단수출 규제 강화로 대중국 반도체 수출이 빠르게 회복될지는 불확실하다"면서도 "중국 내 강한 보복소비 사이클이 반도체 등 수출회복으로 이어져 대중국 무역수지는 2·4분기 중 흑자전환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 구조개편 등 대책 필요

윤 대통령이 나서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 뛰겠다'며 수출회복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산업구조 개편으로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반도체에 편중된 우리나라 수출의 다각화는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 무역수지는 2021년부터 적자였다.

또 우리나라 수출부진은 중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19년 2%대로 하락한 뒤 4년째 3% 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18년 3.05%(무협 기준)에서 2019년 2.85%, 2020년 2.90%, 2021년 2.89%, 2022년 2.83%로 침체됐다. 이 같은 수출부진에는 국내 규제 남발도 영향을 미쳤다. 20~21대 국회(2016~2023년 2월) 의원발의 규제입법 5548건이다. 이 중 기업 경영활동 관련 규제입법은 1380건이다.
같은 기간 미국(2017~2022년)은 927건에 그쳤다.

또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에 세액공제율을 상향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야당을 중심으로 '대기업 감세'라며 국회 통과가 지연되는 것도 문제다. 미국, 대만 등이 반도체 등을 전략기술로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투자가 뒤처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