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이나 지원분 '보충용' 한국산 탄약 수입 추진
준비태세 요건 고려해 면밀히 평가 중
[파이낸셜뉴스]
미 국방부 청사 펜타곤.사진=뉴시스
미국이 우리나라 방위산업체와 탄약 판매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마틴 메이너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최근 우리 국방부가 '미 국방부와 한국 업체 간 탄약 수출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힌 데 대해 "미 정부는 한국의 비정부 방위 산업체가 미국에 탄약을 판매할 가능성을 논의해왔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전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이후 우크라이나군에 무기류를 지원하면서 155㎜ 포탄 재고를 채우기 위해 한국산 포탄을 수입 했다. 한·미 양측은 올해도 이 같은 방식의 포탄 지원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너스 대변인은 "한국은 미국을 포함한 동맹·우방국들에게 정기적으로 (탄약 등을) 판매하는 세계적 수준의 방위산업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메이너스 대변인은 이번 협상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것인지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메이너스 대변인은 "(한국 측이) 어떤 장비를 (미국에) 판매·이전할지는 현재 및 미래 한반도의 한·미 간 준비태세 요건을 고려해 면밀히 평가한다"며 "역내 위협에 대응하는 우리의 방어태세나 준비태세를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인근 전선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훈련하고 있다. 하르키우주 동쪽 쿠피안스크 전선에서 최근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도 지난달 28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업체와 미 국방부 간 탄약 수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히고 "(수출 협상이 진행 중인) 그러한 상황을 지켜보시면 좋을 것 같다"며 "그 외에 저희 입장이 변한 것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하루 앞선 지난달 27일 국국방연구원(KIDA) 주최 세미나에 참석한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한국산 살상무기를 공급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우크라이나는 이 문제에 관해 대한민국 국방부 및 방위사업청 등과 직접 협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면 매우 감사할 것"이라며 살상무기 지원을 재차 촉구했다.
전 대변인은 한국 정부의 살상무기 지원 불가 방침에도 외국 외교관이 공개적으로 지원을 요청하는 게 '외교적 결례' 아니냐는 지적엔 "(포노마렌코 대사가) 학술 세미나에서 그런 말을 한 데 대해 특별히 할 말은 없다"라고 답했다.
현재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실시하고 있지만 '살상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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