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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뺀 尹 3.1절 기념사, "역사 잊지말자"에 박수 7차례 나와

尹대통령, 3.1절 기념사
기념사 연설 도중 박수 7차례 나와
'자유' 8차례 언급, '미래 헌신 기억 번영 순'
日에 과거사 직접 언급 자제, 협력 의지 피력
대통령실 "감정적 대응 도움 안돼, 현실 방향 제시"

감정 뺀 尹 3.1절 기념사, "역사 잊지말자"에 박수 7차례 나와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고 김언배 독립유공자의 딸 김종순 씨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3.1절 기념사에서 "역사를 잊지 말자"며 일본과의 과거사에 대해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일본에 대해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가 됐다"고 말해, 최근 글로벌 복합위기와 북핵 대응을 위한 일본과의 미래지향적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했다.

일제 강제징용 해법을 놓고 양국간 물밑 조율이 진행되고, 신냉전 기류까지 흐르는 엄중한 국면에서, 윤 대통령으로선 이념적인 대일 감정을 털어내고 자유 연대로 한미일 3국 공조 강화라는 현실적 대안에 집중했다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은 1일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약 5분간 굵고 짧은 기념사를 밝혔다.

윤 대통령이 기념사를 하던 도중 과거를 기억해야 한다는 언급이 있을 때마다 객석에선 박수가 터져나왔고 총 7차례의 박수가 나왔다.

윤 대통령은 "조국이 어려울 때 조국을 위해 헌신한 선열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며 "조국을 위해 헌신한 선열을 기억하고 우리 역사의 불행한 과거를 되새기는 한편, 미래 번영을 위해 할 일을 생각해야 하는 날이 바로 오늘"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일본과의 협력 의사를 밝힌 뒤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연대하고 협력해 우리와 세계시민의 자유 확대와 공동 번영에 책임있는 기여를 해야 한다"고 말했을 때도 박수가 나왔다.

이번 기념사에서 '자유'를 총 8차례 언급한 윤 대통령은 '미래'(5회) '헌신'(4회) '기억'(4회) '번영'(4회) 등도 주요 키워드로 제시했다.

조국의 자유를 위해 헌신한 선열을 기억하고 번영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은 조국의 자유를 외친 '당시 선열들의 정신'과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국가들과 '현 시점에서의 연대와 협력'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강조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큰 틀에서 감정적으로나 이념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며 "현실적으로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의 연대가 필요한 것을 인식한 대통령이 확실하게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이날 3.1절 기념식에 대해 독립을 위해 분연히 일어섰던 선열들의 3.1운동 정신과 숭고한 희생을 이어받아, 우리가 마주한 엄중한 경제·사회·안보 현실 속에서 국민통합을 이루고 새로운 도약의 미래로 다 함께 나아가자는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