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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상공에 '정체불명' 드론 비행 늘어

러시아 상공에 '정체불명' 드론 비행 늘어
지난해 12월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의 지하 지휘소에서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드론 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상공에 드론이 대량으로 비행을 했으며 현지 관리들과 언론은 우크라이나가 보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방송은 모스크바 가까이뿐만 아니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고향에 ‘미확인 비행물체’가 상공에 나타났으며 군 애널리스트들은 우크라이나가 앞으로 자체 생산한 드론을 대량으로 출격시키는 것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돼 러시아를 긴장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가 드론 공격을 시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으나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러시아에서 “패닉과 붕괴” 조짐을 보이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 지도부는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을 부인하면서 러시아군이 사기를 잃고 있다고 조롱해왔다.

이호르 로마넨코 전 우크라이나군 부참모장은 전쟁에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권한과 능력이 있지만 군사 목표가 최우선임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여러 상황 때문에 우리가 적의 영토에서 어떻게 무엇을 하는지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27일 우크라이나 접경에서 40km 떨어진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의 발전소에 인근에 드론 4대가 목표물에 못미쳐 떨어져 있는 것이 발견됐다.

다음날 푸틴 대통령의 고향이자 러시아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도 미확인비행 물체가 상공에 목격돼 한때 영공이 폐쇄되기도 했다.

같은날 모스크바에서 남동쪽으로 100km 떨어진 곳에 폭발물을 적재한 드론이 최소 1대 떨어졌으나 피해는 없었으며 수시간 후 남서 지역의 정유시설과 농장에도 미확인 비행물체가 추락해 화재가 발생했으나 곧 진화됐다고 알자지라방송은 전했다.

이밖에 크름반도와 브리얀스크 지역에서도 드론이 목격됐으나 격추됐다고 러시아군이 주장했다.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군은 드론을 공격수단으로 활용해왔다.

지난 7월에는 러시아 흑해 함대 본부가 있는 세바스토폴이 공격을 받아 6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크름반도에서는 드론 비행으로 인해 개최하려던 해군 행사가 취소됐다.

독일 브레멘대 역사학자 니콜라이 미트로힌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현재까지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영토 공격 효과는 크지 않아 보낸 드론 10대 중 8대는 격추됐거나 통신 차단으로 목표까지 날아가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접근에 성공해도 러시아군에 큰 피해를 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러시아 공군이나 연료 저장 시설을 노리는 대규모 공격은 한달에 약 1회 정도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키이우에서 활동하는 군사 애널리스트 알렉세이 쿠치는 최근의 드론 공격은 반격을 앞두고 전력을 다듬고 있는 러시아에 경고를 보내려는 성격이 더 강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상당한 대응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는 것이다.

알자지라 방송은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드론의 대부분이 옛 소련 시절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제작된 TU-141를 개조한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매체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제 그라나트-4나 민간용으로 제작된 중국제 드론에 폭발물을 싣거나 자체 생산한 UJ-22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2차 세계대전에 사용된 전투기의 축소판인 UJ-22는 폭탄이나 대전차 무기를 싣고 800km까지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자지라방송은 우크라이나의 드론 제조 공장이 여러 곳에 분산돼있어 러시아가 정밀 타격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