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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도 KT에 경고 "주인 없는 회사 지배구조 투명해야"

대통령실 핵심관계자 밝혀
KT 차기대표 최종후보 4명, 모두 전현직 출신
대통령실, KT에 에둘러 경고
"이런 기업 지배구조 불투명하면,
모럴해저드 일어나, 손해는 국민이 본다"

용산도 KT에 경고 "주인 없는 회사 지배구조 투명해야"
KT 로고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대통령실은 2일 KT 이사회가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자 4명을 모두 전·현직 내부 인사들로 선정한 것에 대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지배구조)가 이뤄져야 된다"고 에둘러 경고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이 이날 KT의 이같은 차기 대표 추천 움직임에 대해 "이권 카르텔"이라고 비판한 가운데, 대통령실도 투명한 지배구조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민이 손해 볼 수 있다고 지적해 KT에 대한 시정 압박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생에 좀 영향이 크고, '주인이 없는 회사'라고 할지. 그런 기업들, 특히 대기업은 지배구조가 어떠한지가 굉장히 중요한 측면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핵심관계자는 "그게 안되면 조직 내에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일어난다"며 "결국 손해는 우리 국민이 볼 수 밖에 없지 않느냐, 이런 시각으로 기본적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중심의 시장경제라는 정책기조를 유지하되, 특정 오너 체제가 아닌 공기업에 준하는 지배구조를 갖춘 대기업이 불투명한 방식을 거쳐 내부 인사 중심의 차기 대표를 선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시각을 표출한 것이다.

앞서 KT 이사회는 지난달 28일 차기 대표이사 경선에 도전한 33명을 심사한 끝에 면접심사 대상자로 박윤영 전 KT기업부문장(사장), 신수정 KT엔터프라이즈부문장(부사장),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사장 등 4명을 선정했다.

당초 대통령직 인수위 출신 등 유력하던 정관계 출신 후보들이 모두 탈락하고 KT 전·현직 인사들만이 최종 후보에 선정되면서 논란이 터져나왔다.

이에 국민의힘 소속 과방위 위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KT 이사회의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자 4명 선정에 "철저히 내부 특정인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이권 카르텔을 유지하려는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위원들은 "그간 주인없는 소유분산기업인 KT를 장악하기 위해 구현모 대표가 깜깜이 셀프 경선으로 연임을 시도했다"며 "각종 비리 의혹이 드러나 연임은 커녕 수사 대상에 올랐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부문장(사장)은 현재 대표 선임 업무를 하고 있는 이사회 현직 멤버로 심판이 선수로 뛰고 있는 격"이라며 "출마 자격이 없는데도 이사회는 이를 무시하고 윤 사장을 후보군에 넣어 그들만의 이익 카르텔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