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객들이 기내에서 촬영한 오로라. 출처=트위터
[파이낸셜뉴스] 영국의 한 여객기 조종사가 탑승객들에게 '인생 오로라'를 보여주기 위해 360도 선회 비행한 사실이 알려졌다.
3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저가 항공사 이지젯의 조종사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영국 상공에서 펼쳐진 오로라를 승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360도 선회 비행했다. 이지젯 U21806편 여객기는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출발해 영국 맨체스터로 향하던 중이었다.
이날 영국 상공에 도착하기 전 밤 하늘에는 초록, 분홍, 보라색 빛의 오로라가 발생했다. 진귀한 광경이 펼쳐지자 기내는 술렁였다. 그러나 오른편 좌석에 앉은 승객들은 이 광경을 멀리서 겨우 봐야만 했다. 이때 조종사는 360도 선회 비행하기 시작했다. 모든 좌석의 승객들에게 오로라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승객들의 특별한 경험을 위해 몇 분 동안 기내 불도 껐다고 한다.
예상 도착 시간보다 10분 정도 늦어졌지만, 승객들은 "10분보다 더 큰 가치가 있었다"면서 감사를 표했다.
당시 여객기에 탔던 애덤 그로브스는 SNS에 오로라 사진을 공유하며 "약혼녀와 4박 5일 아이슬란드 여행을 갔다 오는 길이었는데 나흘 밤 내내 오로라를 보는 데 실패했다"며 "귀국길에도 오른편 좌석에 앉는 바람에 오로라가 발생한 지 몰랐는데 친절한 조종사 덕분에 여행의 끝에 완벽한 마침표를 찍었다"고 올렸다.
이 소식이 화제가 되자 해당 항공사 이지젯은 "특별한 장면을 승객들과 공유할 수 있어 기쁘다"고 답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각)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출발해 영국 맨체스터로 향하는 비행편에서 이지젯 여객기 조종사가 360도 선회한 항적. 출처=플라이트레이더 24
한편, 비행 추적앱 '플라이트 레이더 24'에도 이 여객기의 항적이 나온다. 해당 비행편이 바다 한복판 상공에서 360도 회전하는 모습이다. 플라이트 레이더는 트위터에 "조종사가 항공교통관제소의 허가를 받아 안전하게 수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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