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휴정에 청사 나서는 이재명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첫 재판이 휴정하자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이 대표와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사이 관계를 비춰볼 때 '김문기를 모른다'고 말한 것은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이 대표 측은 검찰의 주장이 자의적인 해석을 통해 혐의를 구성했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는 3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 대표 측은 이날 "이 사건 공소사실은 결과적으로 구성요건에 해당되는 부분이 없고, 검찰이 임의적으로 구성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앞서 이 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 방송에 출연해 성남시장 시절 함께 업무를 봤던 김 처장을 알았냐는 질문에 성남시장 재직 당시 몰랐다는 취지로 답한 바 있다.
하지만 해당 발언 이후 두 사람이 함께 해외 출장에 동행했던 당시의 사진이 공개되며 논란이 불거졌고, 검찰은 이 대표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 측은 이날 재판에서 이 대표에 대한 공소사실을 1시간이 넘는 시간에 걸쳐 낭독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되기 이전부터 김 처장과 지인 사이였고 이후에도 수차례 대면했음에도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자 모르는 사이라고 허위발언을 했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검찰은 "피고인은 성남시장 선거 당시 핵심 공약이자 역점 사업이던 대장동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김 처장과 밀접한 업무관련성이 확인된다"며 "비리 의혹 관련 최종 책임이 피고인에게 있다는 비판 여론이 형성된 뒤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해 김 처장과의 연관성을 차단해 비난 여론을 막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 측은 검찰이 주장하는 '김 처장을 안다'는 의미를 검찰이 자의적으로 해석했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 측은 "피고인이 한 말은 성남시장 재직 당시 (김 처장을) 몰랐다는 말로 요약되는데 어떤 시기의 인지 상태를 말하는 것인지를 묻는 것이 아니다"며 "어떤 사람을 몇 번 이상 보면 안다고 해야 하나, 어떤 기준인가"라고 주장했다.
허위사실 '공표'의 의미에 대해서도 "방송에서의 즉흥적인 문답이 공표에 해당하는지 의문"이라며 "토론회나 대담 등 즉흥적 사실에서 말한 것은 공표에 해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처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김 처장과 사적 접촉을 한 적은 한 번도 없고 단독으로 접촉한 바도 없다"며 "성남시 공무원이 약 2500명이고 산하기관을 합치면 4000명이 이르며, 김 처장과 같은 직급인 팀장급만 600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대표를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발언에 대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도 기소한 상태다.
이 대표가 2021년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사업부지 관련 용도변경 신청에 이 대표 측근이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국토부가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변경한 것이라고 답한 것을 두고 검찰은 허위사실로 판단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당해 선거'에서 저지른 죄에 대해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되며 5~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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