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인천 동구 송림동 소재 전통시장인 현대시장의 점포들이 전날 발생한 화재로 폭격을 맞은 것처럼 불에 전소됐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인천 동구 현대시장에서 발생한 대형화재의 용의자가 긴급체포됐다. 이번 화재는 지난 4일 밤 발생한지 수시간만에 빠르게 진화됐으나 점포 55곳이 전소됐다. 화재가 발생한 현대시장은 지난 1960년 인천 동구 송림동 일원에 조성된 상설 재래시장이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방화 혐의로 40대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은 술에 취한 A씨의 방화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그를 긴급체포해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전날 오후 11시 38분께 인천시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 내 가게 3곳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시장 전체 점포 212곳 가운데 55곳이 탔다.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 인근 소방서 5∼6곳의 소방관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한 끝에 2시간 50여분 만에 완전히 불을 껐다.
경찰은 현대시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이날 오전 9시 50분께 A씨를 검거했다. 범행 전후 CCTV에는 A씨 혼자만 시장을 드나든 모습이 찍혔고 다른 행인은 없었다. 자택에서 체포된 그는 술에 많이 취한 상태였으며 방화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확인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1960∼70년대에 형성된 현대시장 부지는 1만5천738㎡로 이 중 반찬가게, 속옷 전문점, 그릇 가게 등 각종 상점이 들어선 매장 면적은 1만266㎡다.
현대시장은 동구·궁현·송육·중앙·원예상가와 동부·알뜰시장 등 상가와 시장 7곳이 합쳐진 구조다. 가운데 동구상가를 중심으로 오른쪽에 동부시장이, 왼쪽에는 알뜰시장이 있는 형태다. 원예상가는 알뜰시장 옆에 있다.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과 유정복 인천시장이 5일 인천시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을 찾아 화재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행안부 제공
잿더미가 된 피해 점포 55곳 중 39곳은 알뜰시장에, 15곳은 동부시장에 있었다. 나머지 1곳은 원예상가 내 가게로 파악됐다.
전날 비슷한 시간대에 동부시장과 알뜰시장에서 동시에 화재가 발생했지만 두 시장 가운데에 있는 동구상가에서는 단 한 곳의 점포도 불에 타지 않았다.
인천시는 피해 복구 지원에 나섰다. 인천시는 이날 유정복 시장 주재로 긴급 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화재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유 시장은 이날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과 함께 직접 화재 현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긴급 간담회도 열었다. 시와 관할 기초자치단체인 동구는 이번 화재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재난 위기가정 지원사업 연계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 재해구호기금과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지원이나 지방세 감면·유예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화재보험 가입 점포의 신속한 보험 처리도 지원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현대시장을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사업 우선 지원대상으로도 선정하고, 점포당 최대 7천만원의 긴급 경영안정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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