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지난 6개월은 20여 년 제 정치 인생에서 가장 힘겨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대위원장직이 피할 수 없는 험한 자리이기 때문에 독배를 받겠다고 했다"며 '비대위 6개월'의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정진석 비대위는 지난해 9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주호영 비대위'에 대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초유의 사태 속 지난해 9월 출범했다. 오는 8일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선출되면 '정진석 비상대책위' 체제는 막을 내린다.
당시 국회부의장이었던 정 위원장은 권성동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삼고초려' 끝에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그는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달라는 제안을 저는 거절했다. 내가 과연 이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다"면서 "우여곡절 끝에 여러 난관을 돌파하고 비대위가 출범했고 저는 윤석열 정부의 발진(發進)을 제대로 뒷받침하겠다. 그 약속을 지키려고 부족한 사람이 하루하루 안간힘을 썼다"고 회고했다.
정 위원장은 취임 후 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대구·경북을 시작으로 전국 현장 비대위를 개최해 지지층을 결집하고 당 내부 조직 정비에 돌입했다.
특히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로드맵을 짜면서 대표 선출 규정을 일반 국민 여론조사 없는 '당원 투표 100%'로 바꿨다. 당시 비윤석열계가 반발했지만 '책임당원 80만명 시대'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또 당 대표 최다 득표자의 득표율이 50%를 넘지 않는 경우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다시 투표하는 '결선 투표제'도 도입했다. 그는 "국민의힘의 '모든 권력은 당원에게서 나온다'는 이 원칙을 바로 세우고 싶었다"면서 "당 지도부를 내 손으로 선출하고 당의 중요한 일을 내가 결정한다는 당원들의 긍지와 자부심이 한껏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이번 전당대회는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마케팅, 후보 간 네거티브 격화 등 여러 논란 속에서도 지난 4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전당대회 모바일 투표에서 첫날 투표율 34.7%를 기록하며 창당 이래 최대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정 위워장은 '입법 독주'를 벌이는 거대 야당을 상대로 여론전을 지휘하면서 대야 투쟁의 선봉에도 섰다.
그는 "1987년 체제 이후 이렇게 막가파식으로 의회를 운영한 제1야당이 있었을까"라며 "다수 의석을 앞세워 힘자랑하는 민주당의 입법 횡포를 막는 데 역부족인 현실이 참으로 야속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어려운 난제들을 다음 지도부에 넘기면서, 마음이 너무나 무겁다"면서 "새로 출범할 당 지도부는 내년 총선에서 대한민국의 명운을 건 건곤일척의 승부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전당대회가 끝나면, 비상대책위원장직 수행으로 소홀했던 제 고향 공주·부여·청양 주민들을 더 많이 찾아뵙고 인사드릴 생각"이라면서 "내년 4월, 승리의 노래를 함께 부르는 그 날을 그려본다"고 덧붙였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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