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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코 없는 엑스코線 말이 되나"… 역사 변경 등 요구 빗발쳐 [fn패트롤]

대구, 도시철도 건설 주민설명회
경북대역 등 위치 조정 요구엔
市 "기본계획 승인 요청시 반영"
AGT 방식 도입 부작용 우려 커
원안대로 모노레일 재추진 빗발

"엑스코 없는 엑스코線 말이 되나"… 역사 변경 등 요구 빗발쳐 [fn패트롤]
지난 2일 오후 대구시 북구 침산동북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도시철도 엑스코선 관련 주민설명회에서 대구종합유통단지 일부 업체와 상인들이 현수막을 들고 항의성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대구=김장욱 기자】 '엑스코 없는 엑스코역, 경북대 없는 경북대역! AGT(경전철) 대신 애초 계획(모노레일)대로!'

대구시 최대 숙원사업 중 하나인 도시철도 엑스코선 건설사업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지난 2월 27일 북구 산격동 엑스코에서 열린 '도시철도 엑스코선 건설사업 기본계획 공청회'(이하 공청회)와 이후 개최된 '도시철도 엑스코선 건설사업 타당성 평가 및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 주민설명회'에서는 당초 원안대로 모노레일 건설과 역사변경 등을 재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대해 대구시와 대구교통공사는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앞으로 엑스코선 기본계획 승인 요청 시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요 역사 위치 변경 요구 목소리 곳곳서 나와

공청회와 주민설명회의 최대 화두는 엑스코역과 경북대역, 이시아폴리스역 등 주요 역사(驛舍) 위치를 변경하는 문제였다.

공청회 전문가 토론에 나선 김병수 경북대 교수는 "현재 기본계획안의 경북대역 위치는 4만5000여명의 대학 구성원 수요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서 "대구시 시내버스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경북대 북문 쪽 승하차 인원이 월평균 8만여명인 데 비해 역사가 계획된 서문 쪽은 1만여명에 그친다. 이용인구가 8배 정도 차이 난다면 경제성 측면에서도 역사를 옮기는 게 타당하다"라고 설명했다.

김현수·금강산씨(경북대 19학번)는 "경북대역 계획에는 경북대가 없어 많은 학생들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교통이 해결되지 않는데 어떻게 지방소멸을 이겨나갈 수 있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도 다양한 목소리를 내며 언성을 높였다. 모 북구 주민은 "본질은 노선 확정이 가장 중요한데, 엑스코선이면 엑스코 동관이든 서관이든 인근에 내려 바로 입장할 수 있어야 진정한 엑스코선이다"면서 "산격청사역 역시 전체 노선 중 가장 협소한 도로폭을 가진 상습 정체 지역에 위치하는데 이곳에 역사를 건설하면 소음, 경관 훼손 등 중압감을 고스란히 주민들이 안고 평생 살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동구 주민 역시 "용역사인 도화엔지니어링 측이 혐오시설로 인식하는 차량기지를 봉무동 곳곳에 선정하는 거 같아 매우 경악스럽다"면서 "이시아폴리스역 선정 지점 역시 불로전통시장에서 약 30분은 걸어나가야 해 주민들의 이용이 불편해 현 노선을 재고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차량시스템 변경에 따른 우려… "모노레일 재추진해야"

엑스코선은 애초 정부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당시 차량시스템은 모노레일로 확정됐다. 하지만 차량(모노레일) 공급을 독점하는 일본 히타치사와의 형식 승인 절차 등의 문제로 모노레일이 아닌 AGT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폭 8m의 보와 슬래브(상판)가 올라가는 등 AGT 교각 구조물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북구 대현로 등 도로가 협소한 상승 정체 구간의 차로 축소 가능성, 일조권 침해, 미관 훼손 등에 따른 인근 주민들의 피해가 클 것이라는 주장이다.

수성구 한 주민은 "상판 폭이 8m에 달하면 역사 인근 주민을 제외하고는 모두 미관상 반대할 것이다"면서 "오래 걸리더라도 모노레일이나 지하철을 도입하는 것이 맞다"라고 강조했다.


김병수 경북대 교수는 '애초 계획된 모노레일 유지', 김중진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는는 'AGT 설치 전면 철회' 등을 주장했다

대구시와 대구교통공사 관계자는 "차량시스템은 히타치(모노레일)의 노예계약으로 끌려가는 것이 불가능해 AGT로 변경했다"면서 "엑스코 구간 노선 변경 역시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사 변경 요구는 공청회와 주민설명회 등 각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 기본계획 승인 요청 시 반영하겠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총 사업비 7805억원을 들여 수성구민운동장에서 이시아폴리스까지 12.5㎞ 구간을 오가는 엑스코선은 오는 2025년 착공해 2029년 준공 및 개통을 목표로 한다.

gimju@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