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금리 올라 당분간 상승세
계속되는 금융당국 압박이 변수
5일 서울시내 한 은행의 대출금리 현수막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췄지만 은행권의 대출금리는 오르는 추세다.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가 올라서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진정되던 은행채 금리가 최근 미국의 통화 긴축 장기화 우려로 금리가 오르고 있다. 개별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자진 인하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깎고 있지만 금리 상승 기조를 꺾긴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3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410∼6.522%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지난달 23일 연 4.30~6.30% 대비 상·하단이 소폭 올랐다. 한 달 전인 2월 3일과 비교하면 금리가 0.280%포인트(p) 올랐다.
이들 은행의 고정형 대출 금리는 1월 금융통화위원회(13일) 당시 4.63~6.96%에서 내림세를 보이다가 최근 반등했다. 준거 금리인 은행채 5년물의 금리가 같은 기간 0.589%p(3.889%→4.478%) 뛰었기 때문이다. 은행채 금리가 약 한달 사이에 0.7%p나 상승한 건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당시 이후 처음이다. 신용대출 금리(은행채 1년물 기준·연 5.420∼6.450%)도 한 달 사이 하단이 0.270%p, 상단이 0.140%p 높아졌다. 역시 은행채 1년물 금리 상승(+0.391%p) 탓이다.
하지만 최근 은행권 대출 금리의 실제 변동 폭은 지표금리인 은행채(고정금리)나 코픽스(변동금리)보다 작다. 최근 한 달 은행채 5년물 금리는 0.589%p 올랐지만, 이 금리를 지표로 삼는 4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 하단의 인상 폭은 절반 수준인 0.280%p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 대출금리도 상당 기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현재 6% 중반인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7%에 근접해질 가능성이 높다. 고정형 주담대와 마찬가지로 은행채를 준거금리로 하는 신용대출 역시 7%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금융당국의 압박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돈 잔치'를 연일 비판하며 은행을 향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은행들은 당장은 가산금리를 줄여 대출금리를 낮추고 있다.
신한은행은 3일부터 추가로 주택담보대출(신규 구입자금 용도) 금융채 5년물 기준 금리를 0.3%p 낮추고 주택담보대출(생활안정자금 용도) 금융채 5년물 기준 금리도 0.2%p 인하했다. NH농협 역시 같은 날부터 가계 신용대출과 주택 외 부동산담보대출에 일괄적으로 0.3%p 우대금리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