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가 개막된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커창 총리가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 안팎'으로 제시하면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최근 수출과 내수에서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어서다. 지난 2월까지 5개월 연속 수출감소를 겪고 있는데 효자종목인 반도체 수출 급락과 대중국 수출 하락세가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이에 무역수지도 1년째 적자 행진 중이다. 수출지표가 안 좋으면 내수 소비에서 받쳐줘야 하는데 내수시장 침체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소비를 대표하는 지표인 소매판매가 1월에 2.1% 감소, 전월 대비로 보는 지표 특성상 3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에 중국이 경제활력을 되찾을 경우 한국 경제에 호재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솔솔 불고 있다. 이른바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슈다. 코로나로 멈췄던 중국 여행객의 한국 내 유입이 늘어나면 국내 내수시장 진작에 마중물이 될 수 있다. 중국의 내수 활성화에 따른 국내 소비형 기업들의 중국 진출도 기대된다. 전 세계에 완제품을 공급하는 중국 기업에 중간재를 공급해온 한국 업체들에도 희소식이다.
그러나 딱 여기까지다. 오히려 우리 경제에 부메랑이 될 악재들이 수두룩하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기대치에 비해 보수적이다. 중국의 완제품 수출이 우리 기업에 미칠 효과도 제한적이다. 글로벌 저성장 기조 탓에 중국의 해외수출도 한계가 있다. 이는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도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중국 내수시장 진입도 만만치 않다. 한국 상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높아지고, 중국산 애국소비 바람까지 불어 우리 기업들의 고전이 예상된다. 중국 경제회복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조짐도 우리 기업들의 원자재 수입 부담과 국내 물가상승이라는 악영향으로 돌아올 수 있다.
중국의 리오프닝에 대한 맹신은 금물이다.
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를 '상저하고'로 내다보며 상승 모멘텀으로 중국의 리오프닝을 꼽는다. 수출부진의 장기화와 내수성장 침체라는 위기감 때문에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를 과대포장해선 안된다. 오히려 중국 리오프닝 재료를 보수적으로 평가하고 자체 수출경쟁력 제고방안 마련에 몰두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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