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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상급부대 장교야”..장교 사칭하며 윽박지른 민간인에 軍 검문소 뚫려

“나 상급부대 장교야”..장교 사칭하며 윽박지른 민간인에 軍 검문소 뚫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검문소 장애물 설치하는 예비군들.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2023.03.06. wisdom2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한 민간인이 자신을 ‘상급부대 장교’라고 사칭하며 최전방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을 허가 없이 넘나드는 일이 발생했다.

6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강원도 민통선의 한 검문소에서 민간인 남성 20대 A씨가 차에 탑승한 상태로 통과를 요구했다. A씨는 자신이 상급 부대인 군단 소속 장교라고 주장하며 검문소 근무를 서던 병사들을 윽박질렀다.

검문소 근무를 서던 병사들은 A씨가 민통선 내 부대의 지명을 언급해 일단 A씨를 통과시켜 준 것으로 전해졌다. 사전 신원 통보와 확인 등 민간인의 민통선 출입에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A씨가 검문소를 통과한 것이다.

A씨의 검문소 통과 후 검문소 근무 인원들은 A씨가 말한 이름을 가진 장교가 상급 부대에 없음을 확인하고서야 수색에 나서 그를 붙잡았다.

A씨는 이날 오후 5시께부터 약 30분가량 통제구역 내에 머무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민통선 내 검문소 1곳까지 총 2곳의 검문소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경찰 조사에서 A씨는 과거 민통선 내 부대에서 병사로 복무한 예비역으로 밝혀졌다. A씨는 조사에서 “자신이 복무하던 부대에 다시 가보고 싶어서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경 등 관련 기관은 A씨의 진술내용과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한 결과 A씨에게 대공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지난 2020년 11월 철책을 넘어 귀순했던 북한 이탈주민이 같은 방법으로 월북한 이른바 ‘재입북’ 사태가 일어났던 곳과 동일한 육군 22사단의 관할 구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사단은 지난 2012년 북한군 병사 1명이 철책과 경계를 넘어 귀순하는 과정에서 직접 소초 문을 두드린 ‘노크 귀순’ 사건, 2021년 북한 주민이 헤엄쳐서 월남하는 과정에서 군이 그를 제때 포착하지 못한 ‘오리발 귀순’ 사건 등이 일어난 곳이 있는 사단이다.

22사단은 책임 구역 길이가 다른 전방 사단보다 길고 유일하게 산악 지대와 해안 경계까지 모두 담당해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곳이다. 다만 이번 사건은 근무 중 경계 태세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