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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국민연금 수책위 '전문성' 높인다

비상근위원 각 단체 추천수 2→1명 줄이고 학회·협회 등서 전문가 풀 구성
수책위 이르면 오는 9일..KT·포스코·금융지주사 등 수책위 의결권 행사 유력
수책위원장엔 한석훈 상근전문위원 유력
중점관리사항에 기후변화·중대재해 신설

[파이낸셜뉴스] 국민연금이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의 '전문성'을 높인다.

현재 9명의 수책위원은 비상근위원은 물론 상근위원까지 사용자단체, 근로자단체, 지역가입자단체가 추천해 선임되는 구조다. 각 단체에서 전문성있는 인사라고 추천하더라도 해당 단체의 입김이 들어갈 수 밖에 없어 온전한 '전문성'이 있는 인사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7일 수책위의 비상근위원과 관련, 각 단체의 추천위원 수를 2명에서 1명으로 줄이고, 학회 및 금융협회 등에서 전문가 풀을 구성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수책위 운영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전문가 풀에서 3명의 위원을 선임하는 방식이다. 노동계 측 기금운용위원 3명은 반대표를 행사했다.

현재 수책위는 상근전문위원 3명, 비상근위원 6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사용자단체, 근로자단체, 지역가입자단체는 각각 2명의 수책위원을 추천해왔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수책위는 국민연금기금의 의결권 행사지침에 따라 보유주식에 대한 주요 사안을 결정하고, 의결권을 행사한다"며 "수책위가 소송 주체로 나서면 안 되는 이유로 전문성 결여, 다수 단체 추천 위원 포진 등이 지적돼왔다. '전문가 풀'에서 위원을 추천하면 이런 문제가 극복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연금 측은 "현행 수책위는 가입자 단체 추천을 받은 사람만 위촉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구성에 어려움이 있었다. 직전 수책위원 9명 중 6명이 법률가, 회계사였다"며 "수책위원 가운데 일부는 관계 전문가 단체로부터 추천받을 수 있어 자산운용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을 위촉해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책위는 이르면 오는 9일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KT, 포스코, 금융지주사 등 소유분산 기업의 의결권 행사와 관련, 이번에는 기금운용본부가 아니라 수책위에서 행사하는 것이 유력하다. 주주총회 날짜가 임박했을 뿐만 아니라 기금운용본부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기가 어려운 사안이 많다는 판단이다.

수책위원장으로는 사용자단체에서 추천한 한석훈 법무법인 우리 변호사(전 성균관대 교수)가 유력하다. 상근전문위원장이 3개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는데 순번에 따라서 한 변호사의 차례다.

수탁자책임활동 지침도 개정됐다. 중점관리사안에 기후변화, 산업안전이 추가됐다. 2022년 말 수탁자책임소위원회를 통해 논의된 결과다. 중점관리사안에 포함되면 국민연금은 문제가 생긴 기업의 경영진에 사실관계와 조치사항 등을 묻고, 재발 방지대책을 요구할 수 있다. 기업의 대응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주주총회에서 이사 해임·선임 등 안건을 낼 수도 있다.

해외주식에 대한 차등의결권을 행사하는 원칙도 만들어졌다. 우리 상법에는 없지만 미국, 유럽 등에선 일부 주식에 복수 의결권을 부여해 일부 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한다. 대표 소송 결정 주체를 수탁위로 일원화하는 안건은 수탁자책임소위원회에서 합의되지 못해 이번 개정에 포함되지 않았다.

수책위가 직접 내리는 의결권 행사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수책위는 2021년 안건 126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 반대가 39건으로 31%다. 국민연금이 직접 의결권을 행사했을 경우 반대 비중은 13.4%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