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사업자 대출 급증
313조650억→319조6655억원
경기침체 장기화 가능성에 중기 대출도 1조 이상 늘어
일각서 차주 건전성 악화 우려
고금리에도 돈줄이 급한 중소기업·개인사업자들이 다시 은행에 손을 벌리고 있다. 잠시 주춤했던 대출 수요가 지난달 다시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차주들의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단기간 내 금리 부담이 해소되기 어렵고 경기 둔화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599조867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598조1211억원) 대비 1조7467억원 늘면서 증가세로 전환했다.
특히 개인사업자 대출이 급증했다. 이들 은행의 지난달 말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전월(313조650억원) 대비 6조6005억원 증가한 319조665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동안 감소했던 잔액(2조2026억원)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이 한 달 만에 모였다.
앞서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 차주들은 여유자금이 생기면 대출을 갚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 결정으로 이자 부담이 높아진 데다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으면서였다. 은행도 건전성 관리를 위해 중소기업·개인사업자대출보다는 우량 차주인 법인 대출에 더 집중했다.
그 결과 5대 시중은행에서 대기업 대출 잔액은 늘어난 반면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 11월 599조938억원에서 지난 1월 598조1211억원으로 감소했다. 이 중 개인사업자 대출의 경우 잔액이 4개월 연속으로 줄었다. 지난해 9월 315조2676억원, 10월 315조2545억원, 11월 314조7504억원, 12월 314조911억원 등이었다. 그러다가 올 1월 말 313조650억원으로 저점을 찍고 다시 반등했다.
문제는 이 가운데 대출금리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 그 폭은 축소됐지만 여전히 오름세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보증서 담보대출 금리 평균은 5.31%로 전월 대비 0.11%포인트 증가했다.
개인사업자 보증서 담보대출 금리 평균은 5.31%로 더 크게(0.14%포인트) 올랐다.
이에 더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말에 3%대로 떨어지는 것을 볼 때까지는 금리를 동결할지, 더 올릴지를 고민할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남겨뒀다.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4.8%까지 내려왔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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