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의회' 만들기 앞장... 배한철 경북도의회 의장
경제·일자리가 지방소멸 막아
결국은 기업유치·투자확대가 답
근로자에도 직접적인 혜택줘야
지방자치 굳건하게 자리잡으려면
예산편성권 등 의회권한 강화 필요
배한철 경북도의회 의장은 지난 7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더 나은 경북, 도민을 위한 열린 의회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북도의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안동=김장욱 기자】 지난 1991년 부활한 지방의회가 올해로 32년째를 맞는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중앙정부 중심의 제도 운용과 재정 불균형 등 여러 문제점들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특히 인구 감소와 고령화 현상 심화로 농어촌 지역을 비롯한 지방 소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으며,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지방분권'이라는 시대적 과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도민들을 위한 의정 활동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배한철 경북도의회 의장을 지난 7일 만나 그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도민을 위해 열린 의회 만들 것
배 의장은 '지방자치의 산증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2002년부터 경산시의회 의원 3선, 2013년부터 경북의회 의원 4선을 지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7번의 선거에서 모두 승리한 비결에 설명했다. 배 의장은 "지방의원은 지역민의 가려운 곳이 어디인지 가장 잘 알아야 하는 사람이다"면서 "지역민을 유권자가 아닌 가족으로 생각하고 뛰어다녔을 뿐이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 "경산시의회 의장도 해 봤지만, 경북도의회 의장은 확실히 체급이 다른 것 같다"라는 배 의장은 "경북도의회를 더 나은 경북, 도민을 위한 열린 의회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배 의장은 의회의 역할에 대해 당적에 관계없이 집행부 견제와 감시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이다.
2022년 6월 실시된 제8회 지방선거에서 경북도의회 61석 중 91%인 56석을 국민의힘이 차지했다(더불어민주당 2석, 무소속 3석) 같은 당(국민의힘) 지사(이철우)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을 것인지 우려에 대해서도 말을 이어갔다.
배 의장은 "지방의회는 집행기관(지방자치단체)이 펼치는 정책의 실효성을 따지고, 자치법규를 입법하는 지방자치의 핵심이다"면서 "지사의 잘못을 눈 감는 도의원은 단 1명도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 명의 도민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지역을 살리기 위한 한 푼의 예산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60명(유고(有故) 1명:4월 보궐선거 예정)의 도의원이 뛰고 있다"라는 그는 "지사의 부족한 부분은 날카롭게 지적하고 때로는 첨예하게 각을 세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제12대 의회에는 역량이 뛰어난 초선 의원들이 대거 진출해 송곳 같은 질문을 쏟아내 집행기관도 도의원의 한 마디, 한 마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강조한 배 의장은 "지역 경제 활성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4차 산업혁명, 맞춤형 교육복지, 지방 소멸 대책 등 당면한 현안을 성공적 추진하고 해결하기 위해 정책 대안 제시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방 이전 기업·근로자에 혜택 줘야
수도권 인구 초 집중, 지방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지역 격차 해소와 불균형 타개는 외면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이와 관련 배 의장은 "지방이 사라지면 국가 생태계가 무너진다"면서 "지금이 역동적인 지방을 만들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른다"라고 우려했다.
또 "민생이 전례 없는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최근 난방비 폭탄으로 서민과 중산층의 가계부에 빨간불이 켜지고, 인구감소, 청년 일자리 감소 등 지방의 위기는 더 커졌다"라고 덧붙였다.
배 의장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조기 건설, 광역 교통망 확충,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가속기 기반 신산업과 미래차 육성, 백신 바이오산업 육성, 스마트 농업 클러스터 구축, 낙동강 관광문화 르네상스 등 산적해 있는 현안을 지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집행기관에 전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일자리, 교육, 문화를 비롯한 전 분야에 걸쳐 지역의 매력을 향상시켜야 한다"라는 그는 "현실적으로 경제와 일자리 없이는 그 어떤 것도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기업유치는 지역 경제와 고용 창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내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문화발전, 인프라 확충 등 혁신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기초"라는 배 의장은 "수도권이 국내 일자리와 소득을 독점한 상황에서 결국 지방 소멸에 대한 해결책은 기업유치와 투자 확대밖에 없다"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구감소 지역에 이전하거나 투자하는 기업에 보조율 인상, 입지보조금 확대해야 한다"면서 "지방에서는 기업이 인력을 구하기도 힘든 만큼 기업뿐만 아니라 근로자에게도 직접적인 혜택을 줘야 한다"라고 대안까지 제시했다.
■지방의회 조직권, 예산편성권 등 필요
32년 만에 전부 개정된 지방자치법이 2022년 1월 13일 시행돼 인사권이 독립되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지방자치를 위해 지방의회 관련 조직권과 예산편성권 등 지방의회의 권한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지방의회는 요구하고 있다.
배 의장은 "인사권이 독립되면서 효과적인 집행부 견제와 감시를 위해 정책지원관을 채용하고 국회 의정연수원 등 전문기관을 통해 직무교육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 필요한 것이 많다"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국회는 4급 2명, 5급 2명, 6~9급 각 1명, 총 8명의 보좌직원이 의원 1명을 지원하지만, 지방의회는 정책지원관 1명이 의원 2명을 지원한다'면서 "연간 17조원에 이르는 경북도청과 경북도교육청 예산을 꼼꼼하게 심사해 절감할 수 있는 혈세가 정책지원관 인건비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며 정책지원관의 확충 필요성에 대해 얘기했다.
또 그는 "과거 지방의회 의원은 무보수 명예직이었지만 의정 활동 성과를 제고하기 위해 월정수당과 의정 활동비를 지급하고 있다. 월정수당은 시·도별로 달라 형평성 문제가 있고, 의정 활동비는 19년 동안 한도액을 동결했다"면서 "적극적인 의정 활동과 전문성,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보수의 현실화가 어느 때보다 매우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배 의장은 "자치입법권, 자치조직권, 자치 인사권, 자치재정권을 보장하고 국가 균형 발전 특별회계를 확대해 지방정부의 자율성과 재정력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면서 "관련 법률의 개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라고 역설했다.
gimju@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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