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경제 낙관론 전도사가 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가 8일(현지시간) CNN과 인터뷰에서 러시아 경제가 올해 이후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심각한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게오르기에바 총재가 지난해 11월 29일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러시아 경제가 올해 이후에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8일(이하 현지시간) 경고했다.
러시아는 서방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석유·가스 등을 팔아 번 돈으로 영국이나 독일 등에 비해 더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올해 이후의 러시아 경제는 '상당히 참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IMF의 중기 전망에 따르면 러시아 경제는 앞으로 최소 7% 마이너스(-) 성장한다"고 밝혔다.
앞서 IMF는 지난 1월 전망에서 러시아 경제가 올해 0.3%, 내년 2.1% 성장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는 세계은행(W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에 비해 밝은 예상이다. WB는 -3.3%, OECD는 -5.6%를 전망했다.
러시아 중앙은행도 심각한 경기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6일 비상 자본 통제 조처를 반년 연장했다. 또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1% 감소할 것으로 우려했다.
게오르기에바의 이날 발언은 IMF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제프리 소넨펠드 예일대 경영학 교수, 모간스탠리 아시아 회장을 지낸 스티븐 로치 예일대 선임 연구원, 스티븐 티안 예일대 최고경영자대학원 원장 등은 6일 포천지 기고문에서 IMF를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들은 "러시아에 관해 (IMF는) 순진하게도 푸틴이 스스로 고안해낸 GDP 전망을 따라하고 있다"면서 "(IMF가) 어떤 근거도 없이 이같은 경제적 신화를 신성하게 만들어주고, 타당성을 부여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게오르기에바는 서둘러 진화에 나서 러시아가 중장기적으로는 상당한 경제적 충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외국인 노동자를 받지 못하고, 서방 기술 접근도 차단된 데다, 핵심 에너지 산업 역시 제재로 타격을 받고 있어 경제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는 올해 IMF 전망이 다른 곳에 비해 긍정적으로 나온 것은 러시아가 유럽연합(EU) 이외 석유 시장에서 잘 대처하고 있는 점을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EU의 수입금지에 맞서 중국과 인도에 석유를 수출해 일단 급한 불은 껐다는 것이다.
게오르기에바는 그러나 러시아의 이같은 수출 우회는 러시아 경제에 지속적인 호재로 작용하기 어렵다면서 조만간 침체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유럽의 금수조처는 러시아 석유·석유제품 수출에 타격을 주면서 러시아 재정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6일 러시아 정부는 1~2월 2조5800억루블(약 44조5500억원) 재정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해 같은 기간 4150억루블 재정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러시아는 1~2월 석유·가스 판매 수입이 1년 전에 비해 46% 급감한 것이 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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