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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이달 빅스텝 가능성…"기준금리 6% 넘을수도"

상·하원 청문회서 입연 파월
"최근 경제지표 예상보다 강세 금리, 이전 전망치보다 높을 것"
전문가들 금리 예측 엇갈려
"6%선에서 멈춰 장기간 유지"
"경기침체 직전까지 인상 지속"

美 연준 이달 빅스텝 가능성…"기준금리 6% 넘을수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AP 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달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빅스텝'에 나선다는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금리가 어디까지 오를지를 두고 금융권의 예상이 엇갈리고 있다. 연준이 경기 침체를 겪기 전까지 금리를 계속 올린다는 주장이 나오는 한편 6% 언저리에서 인상을 멈춘다는 의견도 있다.

■파월 "최종 금리 수준 높아질 것"

미 경제매체 CNBC는 8일(현지시간) 현지 전문가들을 인용해 연준이 계속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4.5~4.75% 구간이며 연준은 이달 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금리 발표와 동시에 FOMC 위원들의 미래 금리 전망(점도표)을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점도표에 의하면 19명의 FOMC 위원들 가운데 10명이 올해 말 기준 금리가 5~5.25%라고 추정했다.

연준은 지난 1월 금리를 0.25%p 올려 직전보다 인상폭을 절반으로 낮췄으나 같은달 실업률이 53년만에 최저(3.4%)로 떨어지고 물가 상승 기미가 보이자 태도를 바꿨다. 파월은 7일 상원 청문회에서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최종적인 금리 수준이 이전 전망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 경제 지표가 더 빠른 긴축을 정당화하면 금리 인상 폭을 높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월은 8일 하원 청문회에서도 "이미 언급했다시피 현재까지 자료는 궁극적인 금리 수준이 기존 전망치보다 높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반복했다. 그는 "우리는 3월 회의에 대해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 추가 자료를 볼 때까지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은 지표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미 노동부는 10일 2월 실업률을 발표한다. 시장 전망치는 1월과 같은 3.4% 수준이다. 이달 14~15일에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공개된다. 1월 CPI 상승률은 6.4%였으며 2월 CPI 전망치는 6%로 전월보다 낮아지겠지만 여전히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2%)를 크게 웃돈다.

파월은 8일 "만약 전체 지표가 더 빠른 긴축을 보장한다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되어 있다"며 "물론 이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재차 말했다. 그는 고금리 때문에 경기가 침체되면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경기 침체를 추구하지 않으며 경제 회복을 위해 경기 침체를 겪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금리 6~6.5%도 가능

같은날 영국 컨설팅업체 TS롬바르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블리츠는 CNBC에 출연해 "파월은 경기가 침체되고 실업률이 치솟기 전까지 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연준은 그런 상황이 발생한 이후에나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리츠는 "연준은 경기 침체 없이 물가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금리를 어디까지 올릴지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가 침체될 것이며 연준은 실업률이 4.5%에 이를 때까지 금리를 계속 올리다 인상을 멈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올해 중반에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 "금리가 5.5%까지 오를 것"이라며 "만약 1월 경제 지표처럼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는다면 6.5%까지 금리가 오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 골드만삭스는 7일 파월의 발표 직후 기준 금리가 5.5~5.75%까지 오른다고 예상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라이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8일 트위터를 통해 "연준은 물가상승률을 2%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를 6%로 끌어올린 다음 장기간 이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라이더는 미국 경제의 회복력이 매우 탄탄해 고금리 상황에서도 쉽사리 침체되지 않을 것이라며 연준이 금리 인상을 더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날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계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CNN과 인터뷰에서 "미국과 유럽 경제는 놀라운 회복력을 입증해왔다"면서 "올해 글로벌 경기침체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억제가 중요하다며 파월에게 "현재의 경로를 유지하라"고 당부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