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으로 본 정국 전망
중재형 김기현, 당정 공조 강조
통솔형 이재명, 공세 수위 높여
전문가 "협치라는 말 안나올 것"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당대표 득표율 52.93% 선수 4선 울산 남구 을 리더십 안정적·온화·갈등 중재 총선전략 연대·포용·탕평 리스크 울산 땅 투기 의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당대표 득표율 77.77% 선수 1선 인천 계양구 을 리더십 강성·통솔·카리스마 총선전략 계파 통합·대정부 공세 리스크 대장동 등 특혜 연루 의혹
친윤계가 주축이된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1년만에 새로 출범하면서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역학관계가 어떻게 정립될 지 주목을 끌고있다. 대표적 친윤주자인 김기현 신임 대표는 집권 2년차를 맞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적인 연착륙과 내년 총선 압승을 위해 민생안정과 대통령실·정부·여당간 '찰떡공조'에 방점을 찍고 있다. 반면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사법리스크라는 핸디캡에도 불구, 윤 정부의 독주 견제와 내년 총선 승리를 정조준하고 있어 양 대표의 리더십 스타일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안정적인 리더십'을 기대한 당원들의 과반아성 표심을 얻어 새 대표에 선출됐지만 입법권력을 앞세운 '강한 리더십'의 이재명 대표와의 협치는 쉽지 않아보인다.
■金 중재형 vs 李 통솔형
온화한 성격으로 알려진 김 대표는 당내에서도 당 통합이나 갈등 중재에는 제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지난 대선에서 이준석 전 대표와 윤석열 후보의 갈등이 극에 달했을 때도 김 대표가 울산 회동을 주재해 '극적 화합'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 반해 당대표가 가져야 할 강한 리더십과 전투력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포용력은 있지만 강하게 밀어붙이는 카리스마는 부족하다는 평이다.
반면 이 대표는 강한 통솔형 리더십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본회의 직회부를 강행한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연초 꺼낸 30조원 추경 등도 이 대표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쟁점법안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김 대표에 비해 여의도 경력은 부족하지만 지난 대선 윤석열 대통령의 상대 후보였던 만큼 체급 면에선 앞선다. 지난 8월 치러진 전당대회에서도 77.77%의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되는 등 당 장악력도 상당했다.
다만 이 대표는 사법리스크와 '포용력이 부족하다'는 약점이 묶여 리더십의 위기를 직면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자신의 체포동의안을 두고 '압도적 부결'을 이루지 못한 것도 비명계의 불만을 잠재우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내년 총선 '대선 시즌2' 예고
정치권에선 김 대표의 당선으로 내년 총선은 친윤계와 친명계간 대선 시즌 2대결이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대표 입장에선 대통령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당선됐기 때문에 '협치'보다는 윤 대통령의 3대 개혁(노동·연금·교육)을 적극 뒷받침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반면 3대 개혁 과제 어느 것하나 민주당 입장에선 물러설 수 없는 의제여서 개혁과제 추진을 놓고 여야간 정면충돌이 예상된다.
김 대표는 공식 첫 회의부터 민주당을 겨냥, "민주당·문재인 정권이 남겼던 '반민생법', '반경제법' 탓에 윤 정부의 민생이 군데군데 발목 잡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대통령에게 전적으로 주도권이 있다"며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을 향한 검찰 수사와 기소를 가속화해 '부패 집단'으로 낙인찍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협치라는 말은 김 대표와 이 대표의 첫 만남 이후로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 대표 역시 윤 정부의 일방통행식 독주를 온 몸으로 막아내겠다는 결기를 보이고 있다. 이종훈 정치 평론가는 기자에게 "김기현 대 이재명 구도가 아닌,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로 봐야 한다"며 "이 대표 입장에선 본인의 사법 리스크가 커지니 윤 정부와 국민의힘과 대립각을 세워 당내 단합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최아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