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장직원·소방관 등 11명 연기마셔 병원 이송...가연물질에 바람불어 진화 난항
- 인근 고속철도 일반선으로 우회운행, 고속도로는 전면통제 5시간여 만에 통행 재개
12일 오후 대전 대덕구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난 화재로 발생한 연기와 화염이 하늘로 치솟고 있다. 소방당국은 13일 오전 2시10분을 기해 대응 3단계를 발령, 현재 화재 진압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12일 오후 10시9분께 발생한 대전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가 강한 바람을 타고 확산하면서 소방당국이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불길이 번지면서 인근 아파트에서는 대피를 권고하는 안내방송을 하기도 했으며, 주변을 지나는 고속철도는 일반선으로 우회하고 있다. 전면통제됐던 인근 고속도로는 5시간여만인 13일 오전 5시20분 통행이 재개됐다.
13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12일 오후 10시 9분께 대전시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현재까지 공장 직원 10명과 소방대원 1명 등 모두 11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 10시 34분께 "공장 내부 기계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며, 장비 103대와 소방관 등 431명이 투입을 투입,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화재가 계쏙 번지면서 소방당국은 대응 1·2단계에 이어 이날 오전 2시10분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대응 3단계가 발령되면 지방자치단체 소속 소방본부 소방력이 총동원되고, 인접 지역의 가능한 모든 인력과 장비도 동원된다.
이날 화재는 남북으로 1·2공장으로 나뉘어 있는 대전공장의 북쪽 2공장 가운데에 위치한 가류공정 인근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불은 양쪽으로 퍼져나가 2공장의 물류동·원료공장으로까지 확대된 상태다. 2공장의 물류동에는 수십만 개의 제품들이 보관돼 있으며 2공장 대부분이 전소했다.
소방당국은 공장이 조립식 패널구조로 지어진데다 내부에 가연성 원료가 많아 큰 불길을 잡는 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초속 15m이내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어 소방대원들이 진화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한 바람에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타이어 등이 타는 냄새가 인근 아파트 단지까지 번지면서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는 주민에게 대피 안내 방송을 하기도 했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모 씨는 창문을 닫았는데도 집 안까지 연기가 새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급히 피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유해가스가 집으로 들어올 수 있으니 창문과 실외기실 문을 닫고 주차장에 있는 차도 옮기고 대피할 사람들은 대피하길 바란다고 안내 방송을 했다"며 "창문을 닫고 있었는데도 공기청정기에 빨간불이 켜지고 빠르게 돌아가더니 나중엔 목도 아파서 네 살배기 아기와 함께 근처 친정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 15층에 사는 김모씨도 "처음에 집 창문 밖으로 불이 나는 것을 발견했을 때만 해도 작게 불길이 일더니 강한 바람 때문인지 동쪽으로 더 불길이 번졌다"면서 "지금도 아파트 쪽으로 연기가 많이 퍼져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불길이 공장 인근 고속철로로까지 확대되면서 12일 오후 11시20분부터 이 구간을 지나는 KTX·SRT가 일반 노선으로 우회 중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화재 여파로 13일 경부선 고속열차 첫 차부터 운행 차질이 예상된다”면서 “이용객들은 미리 코레일톡, 홈페이지를 확인 후 열차를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경부고속도로도 심한 연기로 12일 오후 11시50분부터 서울방향 신탄진 280.6㎞와 부산방향 남청주 294㎞ 지점이 전면 통제됐지만 5시간 여만인 이날 오전 5시20분부터 통행이 재개됐다.
안봉호 대덕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은 “공장 1동과 2동 연결부위에 방어선을 구축하고 원료 이송 컨베이어 벨트를 부수는 등 확산방지와 화재진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다만 발화물질이 많아 초진 시점을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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