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뜻이어 1993년 설립
기업 운영 세계 유일 안내견 학교
지금까지 270마리 안내견 무상분양
지난해 9월 20일 경기도 용인시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 열린 안내견 분양식 행사에서 시각장애인 파트너와 안내견, 퍼피워커(자원봉사자),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화재 제공
지난 30여 년간 이어진 삼성화재의 안내견 사업은 기업, 지자체, 시민이 함께 하는 사업으로 기업 사회공헌 활동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보행을 안전하게 안내해 장애인 스스로 독립된 삶을 영위하며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안내견 파트너에게 안내견이란 단순 보행의 수단이 아닌 동반자이자 세상과 소통하는 매개체로 보행 방법의 선택폭을 넓혀준다는 의미가 있다.
삼성화재 사회공헌 담당자는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지난 1993년 설립 이후 매년 12~15마리의 안내견을 시각 장애인들에게 무상 분양하고 있다"며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무상 분양된 안내견은 총 270마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사회공헌 모범
13일 삼성화재에 따르면 안내견은 그 나라의 장애인 복지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결정체다. 안내견이 환영받는 사회일수록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넘치는 선진 복지국가로 평가된다.
현재 세계안내견협회가 인정하는 안내견 양성기관은 영국, 미국, 뉴질랜드, 일본 등 33개 나라에 96곳이다. 이곳에서 매년 2500여 마리가 신규로 분양되고 있으며 현재 약 2만2000마리의 안내견이 활동 중이다. 이같은 안내견 양성기관은 대부분 비영리 단체로 기부와 자원봉사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세계 유일의 기업이 운영하는 안내견 양성기관이다. '진정한 복지 사회가 되려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배려하고, 같은 사회의 일원으로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는 사회 구성원들의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는 고(故)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지난 1993년 세워졌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1994년 안내견 '바다'를 분양한 이래 매년 12~15마리의 안내견을 시각장애인들에게 무상 분양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총 270마리의 안내견이 분양됐으며 현재 71마리가 활약하고 있다.
활동 중인 안내견의 시각장애인 파트너들은 학생부터 회사원, 교사, 국회의원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다. 삼성화재가 무상 분양한 안내견들은 사회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동행하며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세계안내견협회 정회원 학교로 국내외에 생명존중과 동물애호 사상 전파를 위해 힘쓰고 있다. 세계 유수의 안내견 양성기관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해 우수한 안내견 양성을 위해 노력 중이다.
■시각 장애인 자립 토대 마련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안내견 양성과 함께 안내견에 대한 차별을 없애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안내견 사업이 갓 시작된 90년대 초반에는 안내견과 함께 식당을 찾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려 할 때 '개'라는 이유로 거부를 당하는 일이 빈번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이같은 부정적인 인식을 타파하기 위해 △시각장애인·자원봉사자들과 시각장애 체험 △안내견과 함께 하는 대중교통 이용 장려 캠페인 등의 행사를 진행해왔다.
정부와 국회도 장애인 복지 향상을 위해 함께 나섰다. 그 결과 안내견을 동반한 시각장애인이 택시나 버스, 식당, 호텔 등 공공장소에 출입하는 것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할 경우 처벌받게 되는 장애인 보조견 관련 조항이 지난 1999년 장애인복지법 내에 도입됐다.
지난 2012년에는 훈련사 및 퍼피워킹 자원봉사자가 훈련 및 사회화를 목적으로 편의시설과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시각장애인 파트너와 같이 법적인 지위를 동등하게 부여하는 법안(장애인복지법 40조)이 개정되며 안내견 양성을 위한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의 노력
안내견학교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는 시각장애인이 안내견과 함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교육하고 시각장애인 파트너가 안내견을 스스로 관리해 훌륭한 반려견 보호자가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안내견학교에서는 약 한 달 가량의 안내견 파트너 교육과정이 진행되며 24시간 일대일 케어를 통해 교육을 진행한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첫 2주는 안내견 학교에 입소해 교육을 진행하고, 나머지 2주는 시각장애인의 거주지 근처에 숙소를 마련해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모든 생활을 같이 하면서 교육을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안내견 분양 교육이 완료된 이후에도 소속 훈련사들을 통해 안내견이 은퇴할 때까지 지속적인 사후 관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안내견과 시각장애인이 서로에게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한 번 맺은 인연이 수십 년간 지속되기 때문에 학생 시기 처음 안내견 파트너가 된 인연이 졸업 후 직장을 다니며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는 데까지 안내견이 함께 한다"며 "파트너의 인생 전반에 안내견학교가 함께하고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안내견 한 마리를 위해서는 훈련기간 2년과 안내견 활동 기간인 7~8년을 더해 꼬박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삼성화재 측은 강조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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