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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WBC 감독 "내가 부족해서 졌다. 다만, 안우진 뽑지 않은 결정은 후회 없다“

"모든 것은 내 책임" 고개 숙인 수장 이강철 감독
안우진 뽑았어야 한다는 팬들의 이야기에는 "후회없다" 소신 밝혀

이강철 WBC 감독 "내가 부족해서 졌다. 다만, 안우진 뽑지 않은 결정은 후회 없다“
고개 숙인 이강철 감독 "모든 것은 내 책임이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22-2 대승을 거두었지만 수장은 웃지 않았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신 이강철 한국야구대표팀 감독이 야구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강철 감독은 13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B조 중국과 최종전에서 22-2, 5회 콜드게임승을 거둔 직후 "내가 부족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라며 "야구팬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라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한국은 호주에게 패하고, 호주가 체코를 이기면서 3회 연속 WBC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되었다. 탈락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좋은 성적이 났던 2006·2009년에는 선발·중간으로 나갈 확실한 투수들이 있었다. 올해는 투수 쪽이 안 좋은 상황에서 확실한 선발을 정했어야 하는데 내가 부족해서 그걸 정하지 못해 성적이 안 나온 것 같다"라고 속내를 밝혔다. 결국, 투수력 부족으로 호주전과 일본전을 그르쳤다는 것을 시인한 셈이다.

한국은 일본전을 대비한 좌완 투수도 부족했고, 무엇보다 전문 불펜투수가 고작 5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원태인 등 특정 선수에게 지나치게 부화가 가중되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강철 WBC 감독 "내가 부족해서 졌다. 다만, 안우진 뽑지 않은 결정은 후회 없다“
이강철 감독 "안우진 뽑지 않은 결정에는 후회없다" (연합뉴스)


KBO리그 최고 투수이지만 고교 시절 '학폭'을 일으켜 국가대표에 뽑히지 못한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에 대해선 "(뽑지 않은) 결정에 대해서는 변함없이 후회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강철 감독은 안우진은 선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오래전부터 세웠다. KBO도 이런 이 감독의 소신에 뜻을 함께 하면서 예비 엔트리에도 안우진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안우진만 있었어도 호주전을 이길 수 있었다는 팬들의 여론에 대해서 확고한 자신의 소신을 밝힌 셈이다.

22-2로 대회 최다점수차 대승을 거둔 중국전에 대해서 ”선수들이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을텐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했다“라고 선수들을 위로했다. 아울러 "탈락이 결정됐는데도 도쿄돔을 찾아준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팬들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