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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 종사자 2만4000명 검진했더니 31명 폐암 확진…의심 증상 139명

급식 종사자 2만4000명 검진했더니 31명 폐암 확진…의심 증상 139명
폐암에 확진된 학교급식 노동자들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열린 급식 종사자 폐암 검진결과와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학교 급식 현장의 노동환경 등에 대해 증언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전국 14개 시·도 교육청의 학교 급식 종사자 2만여명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한 결과 31명이 폐암을 확진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교육부는 학교 급식 종사자 폐암 예방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급식 종사자는 조리 과정에서 나오는 각종 유해 물질에 노출되기 쉬운 만큼 급식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급식 종사자 유병률, 유사연령 보다 1.1배 높아

교육부는 14일 학교 급식 종사자 폐암 건강검진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급식 종사자의 폐암실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후속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조사다.

이날 발표한 중간결과는 전국 17개 교육청 가운데 서울·경기·충북 등 3개 교육청을 제외한 수치다. 교육부는 예산반영 절차 때문에 3개 교육청의 결과 확보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중간결과에 따르면 검진을 완료한 14개 교육청 검진자 2만4065명 중 '폐암 의심' 또는 '매우 의심'은 139명(0.58%)으로 나타났다. 이들에 대한 추가검사 결과 31명(0.13%)이 폐암 확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 암등록통계의 유사연령 5년 유병률은 122.3인 반면, 급식 종사자는 135.1으로 1.1배가 가량 높다. 이는 고온의 조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발암물질 '조리흄'과 세척에서 쓰이는 화학물질 등에 노출된 영향이라는 분석이 다수다.

고용노동부는 2021년 조리흄으로 인한 학교 급식 종사자의 폐암 발병을 산업재해로 공식 인정했다. 이후 현재까지 50명이 넘는 급식 종사자가 산재 인정을 받았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열악한 노동환경 때문에 전국의 학교급식실에 결원이 속출하고 있고 신규채용이 미달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학교급식 노동자의 폐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안정적인 무상급식 운영이 불투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급식종사자 폐암 예방 TF 운영

교육부는 건강검진 후속 지원과 조리실 환기설비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고용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시도교육청, 안전보건공단과 함께 '학교 급식종사자 폐암 예방 관계기관 TF'를 운영하기로 했다.

폐암 확진자에게는 산재신청 안내와 치료에 필요한 복무처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폐 이상 소견이 있는 종사자에게도 추가 검사가 필요한 경우 검진비를 지원한다.

또한 시도교육청별 환기설비 개선계획에 따라 개선이 필요한 학교 1교당 1억원씩을 보통교부금에 반영한다. 올해의 경우 1799억원을 배정했다. 이달 기준으로 2025년까지 6개 교육청이 항경 개선을 완료할 예정이고, 나머지 11개 교육청도 2027년까지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조리흄을 유발하는 요리는 오븐 사용으로 전환을 유도할 방침이다. 튀김류는 주 2회 이하로 최소화하고 대체 식단이나 오븐활용법 연수 등을 통해 조리방법을 개선한다. 10년 이상된 노후 급식시설과 기구도 현대화된 급식기구로 점진적으로 교체한다.

다만 급식 종사자를 증원해 업무 강도를 낮추는 방안은 재정적 상황 때문에 당장 실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수가 급감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급식 종사자는 무기 계약직이기 때문에 당장 부족하다고 해서 늘리긴 어렵다"라며 "학교에 따라 식수인원이 과다할 수 있다. 그런 학교에 대해선 인원 보충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