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가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사태 불 끄기에 나서고 있으나 불안감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미국 은행체제는 견고하며 국민들의 예금은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사태와 관련된 은행 임원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은행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관리에 들어가면 경영진은 더 이상 일해서는 안된다”며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또 미국 납세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며 예금한 고객과 중소기업을 보호하겠지만 리스크를 감수하며 투자한 투자자들은 보호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것이 자본주의”라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마이클 바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의 주도로 SVB의 감독과 규제에 대한 내부 평가에 들어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SVB 파산 관련 철저하고 투명하면서 신속한 연준의 평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불안감 여전...자금 대형은행 예치 증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담화와 미국 재무부, 연준, FDIC가 예금자보호 한도인 25만달러(약 3억3000만원)를 넘는 금액도 전액 보증하겠다고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은행주를 매도했다.
연준과 JP모간체이스로부터 자금 수혈을 받은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주가가 60% 이상 추락하는 등 많은 대형 은행주가가 두자릿수 이상 떨어졌다.
AP통신은 예금자 보호 한도 25만달러 이상을 예치하고있는 고객들이 인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불안감 확산이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컨설팅 업체 웨스트먼로의 파트너 크리스 컬필드는 “미국 정부가 SVB와 시그너처은행의 예금을 보호한다고 작은 은행들까지 지켜주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스타트업들과 중소기업들은 소형은행을 믿을 수 없다며 자금을 리스크가 적은 대형은행으로 예치하고 있다.
경제전문방송 CNBC는 아직 최악의 상황은 지나지 않았으며 특히 지방은행들이 취약하다고 보도했다.
CNBC 방송인 짐 크레이머는 미국 연방정부가 즉각 개입하지 않았더라면 미 경제가 침체에 빠졌을 것이라며 “연준이 최대한 많은 지방은행들을 지키는데 나서는 것은 다행”이라고 했다.
■프랭크 前 의원, 규제완화, SVB 파산 무관
부도 직전까지 시그너처은행 이사회 소속으로 활동했던 바니 프랭크 전 하원의원은 금융 규제 완화가 SVB 파산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1981년에서 2013년까지 하원의원을 지낸 프랭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재발을 막기 위해 지난 2010년 7월에 마련된 금융 규제 법안인 도드-프랭크법을 공동 발의했다.
그는 그러나 의원 임기를 끝낸 후는 소형은행에 대한 규제 완화를 주장해왔다.
도드-프랭크법은 은행 건전성 규제 기준을 자산 500억달러(약 65조3200억원)을 요구했으나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500억달러(약 327조원)로 상향시켰으며 이로인해 시그너처은행의 자산은 약 1100억달러(약 144조원)로 2배, 예금은 지난해말 886억달러(약 116조원)로 증가할 수 있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리먼브러더스 파산을 예고했던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겸 투자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SVB 부도로 무너질 가능성이 있는 은행으로 크레디트 스위스를 지목했다.
리치대드컴퍼니 공동창업자 기요사키는 폭스비즈니스 방송에 출연해 미국 채권 시장이 우려된다며 “다음으로 부도가 날 은행은 크레디트스위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비중이 높은 크레디트스위스는 연례 실적 보고서 공개를 연기했으며 지난 10일 주가는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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