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병에 전치 4주 상해까지 입었으나
法 "방어행위 넘어 공격행위"
서울서부지방법원 /사진=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주점에서 합석한 남성이 맥주병으로 폭행하자 스테인리스 물병을 머리에 던지며 맞선 40대 남성이 전치 4주의 상해를 입고도 정당방위를 인정받지 못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정철민 부장판사는 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8)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18일 오전 9시 57분 서울 용산구 주점에서 피해자 B씨(30)와 합석해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시비가 붙었다. 화가 난 B씨는 A씨에게 맥주를 뿌리고 맥주병으로 A씨의 이마 부위를 2회 내리쳐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양안 망막 점출혈과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안면 전두부 열상을 입혔다.
이에 A씨는 B씨에게 유리잔에 들어있던 술을 뿌리고 스테인리스 물병을 B씨의 머리 부위에 던져 맞췄고, B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A씨와 그 변호인은 B씨의 추가적인 폭행에서 벗어나고 신체를 방어하기 위해 테이블에 있던 스테인리스 물병을 집어던진 것뿐이므로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B씨가 맥주병으로 A씨의 머리를 먼저 때려 상해를 가하기는 했으나 A씨가 곧바로 이에 대항해 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소극적인 저항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며 "오히려 방어행위를 넘어 공격행위로 보일 뿐"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B씨에 대해서도 △위험한 물건인 맥주병으로 피해자에게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히고도 피해회복을 위한 별다른 노력을 하고 있지 않은 점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는 점 △자백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점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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