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김기현, 황교안 만났지만 천하람은 아직..쉽지 않은 연포탕

"총선 승리 위한 원팀" 강조
이준석계 포용은 미지수..윤심 영향력 커질듯

김기현, 황교안 만났지만 천하람은 아직..쉽지 않은 연포탕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1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황교안 전 대표와 오찬을 위해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안철수 의원에 이어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를 만나 '원팀'을 강조하는 등 통합 행보에 나섰다. 이같이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서 경쟁했던 후보들과 만나면서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현실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준석계로 대표되는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과의 회동 일정은 아직미정이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황 전 대표와 만남을 갖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원팀으로 함께 가자"고 말했다.

김 대표는 비공개 만남 후 "아주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며 "앞으로 우리 당이 어떻게 해야 내년 총선을 이길 수 있는 지에 대해 서로 많은 공감을 나눴다"고 전했다.

김 대표와 황 전 대표는 주로 총선 승리와 민생 성과 방안에 대해 얘기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집중적으로 제기됐던 김 대표의 울산 땅 투기 의혹 관련 언급은 따로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대표는 만남 뒤 "불법이나 잘못에 대해서는 반드시 고쳐야 하지만 제가 전대 과정에서 충분히 문제 제기를 했기 때문에 김 대표도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잘 알 것이다. 잘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전날까지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까지 공세하면서 '대여 투쟁'까지 언급했던 황 대표가 김 대표의 과반 압승에 입장을 누그러뜨린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전날에도 안 의원을 만나 총선 승리를 위한 협력 등을 논의했다. 다만 안 의원은 김 대표가 제안한 과학기술 관련 당 특별위원회 위원장과 관련해 "재충전의 시간을 달라"며 사실상 거절했다.

김기현, 황교안 만났지만 천하람은 아직..쉽지 않은 연포탕
김기현(왼쪽),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지난 2월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 News1 이재명 기자 /사진=뉴스1

당대표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천 위원장과의 회동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천 위원장은 CPBC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신임 최고위원들이 이준석계를 공격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지도부에서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되고 만나는 것이 훨씬 더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 김 대표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친윤계로 채워진 김 대표 지도부에서 이준석계를 포용할 의지를 먼저 보이지 않는다면 만남이 성사되긴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강 대변인은 "계속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도 "얘기할 건 해야 한다"며 회동 의지를 보였다. 최고위원들도 이 전 대표 공격 수위를 낮추는 등 원팀 메시지 공조에 나섰다.

한편 수석대변인에 임명된 친윤석열계 유상범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성상납 의혹을 털어내야 이 전 대표와의 통합을 얘기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도 이 전 대표 주변 인물 등용과 관련해선 "김 대표가 말한 능력 있고 화합형 인사라면 진영에서 어떤 입장을 가졌든 발탁해서 역할을 맡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외연 확장의 핵심인 이준석계·유승민계까지 김 대표가 끌어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임기 초반부터 주요 당직을 친윤석열계로 채우고 윤석열 대통령과 월 2회 정례회동을 갖기로 하는 등 친윤 영향력을 공고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정례회동과 관련해 "국정 현안 전반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민심과 당내 다양한 의견을 전달하고, 대통령 생각을 같이 공유하는 시간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당내 이른바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의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