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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우제라도 해야 하나"…'겨울가뭄'에 애타는 農心

"기우제라도 해야 하나"…'겨울가뭄'에 애타는 農心
지난 10일 오전 광주지역 주요 식수원인 전남 화순군 이서면의 동복댐이 메말라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전날 기준 동복댐의 저수율은 20.11%로 20% 붕괴를 코 앞에 두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해부터 이어진 극심한 겨울가뭄으로 남부지방이 몸살을 앓고 있어 특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3일 전국적으로 봄비가 내렸으나 가뭄을 해갈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며 전국 상당수 저수지의 저수율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특히 기상당국은 남부 일부 지역의 겨울가뭄이 4월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어 애궂은 '농심'(農心)만 타들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겨울가뭄으로 바싹 마른 숲은 산불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어 재난 위험성까지 커진 상황이다.

남부지방 저수량 72%… "모내기도 못할라"

16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3월3부터 이달 2일까지 최근 1년간 전라도·경상도 남부지방 누적 강수량은 973.0㎜로 평년의 72.6%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이중 전북의 1년 누적 강수량은 평년 대비 66.4% 불과하다.

전북과 전남은 농업용 저수지 저수율도 80%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만약 모내기철 이후까지 가뭄이 지속될 경우 저수율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농업용수 부족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오는 5월까지는 강수량이 대체로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남부지역의 기상가뭄은 4월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전국에 봄비가 내렸지만 그동안 계속된 가뭄을 해갈하기엔 역부족인 양이었다. 한번에 100~300㎜ 이상의 비가 내려야 해갈이 가능한 수준인 지역이 많은데 이에 절반도 안되는 수준의 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특히 호남에는 10㎜안팎의 적은 양의 비가 내렸다. 현재 광주 최대 식수원인 동복댐은 저수율이 28% 아래까지 내려간 상황이다. 광주는 2009년 이후 14년만에 심한 물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우제라도 해야 하나"…'겨울가뭄'에 애타는 農心
지난 8일 경남 합천군 월평리 일원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 /연합뉴스
말라붙은 나무들, 대형산불 불쏘시개 우려

또한 가뭄으로 말라붙은 숲은 불쏘시개 역할을 해 작은 불씨라도 대형 산불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산불이 발생할 경우 소방당국은 헬기를 통해 저수지 물을 가져다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 저수지 물 상당수가 농업용수여서 농업용수 부족 현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마저 반복되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들어 전국적으로 크고작은 산불이 발생하면서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하는 한편 울창한 산림이 훼손되고 있다.

남부 지역 가뭄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만반의 대비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추가적인 비상 상황이 발생한다면 섬진강 본류의 하천수, 섬진강 물을 끌어서 산단에 공업용수 공급을 추진하는 등 예비방안을 준비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행안부는 지난 6일 봄철 가뭄 대책비로 100억원의 재난안전 특별교부세를 긴급 지원하며 대응하고 있다.

이외에도 농식품부는 저수율이 낮은 전북과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저수지 물 채우기, 하천·배수로 물 가두기, 하천유지용수 감량 등을 실시, 가용수를 확보하고 있다.

환경부는 광주에 소재한 용연정수장 현장을 살피고 가뭄 극복을 위한 영산강 하천수 비상공급사업을 점검한 바 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