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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김만배, 김수남 소개 변호사 활용해 '수익은닉' 옥중 논의"

檢 "김만배, 김수남 소개 변호사 활용해 '수익은닉' 옥중 논의"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관련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구속기소)씨가 2021년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돈을 뺏기지 않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씨가 김수남 전 검찰총장에게 소개받은 형사 사건 변호인을 활용해 총 390억원의 범죄수익을 은닉했다고 판단했으나, 해당 변호인은 "의뢰인 재산 처분 관련 행위에 불법적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의 공소장에는 이같은 범죄 수익 은닉 과정이 상세하게 기술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김씨는 2021년 8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뒤 김 전 총장으로부터 검찰 출신 변호사 A씨를 소개받았다. 김 전 총장은 이른바 '50억 클럽' 중 한명으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이후 A변호사는 범죄수익은닉·처분 상황과 관련해 김씨와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씨, 이사 최우향 전 쌍방울 그룹 부회장 사이에서 연락책으로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변호인 접견이 대화 내용 녹음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했다고 봤다.

김씨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아들의 퇴직금 50억원 수수 등의 소식이 전해지자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A씨가 "검찰에 '재산을 유출하지 않는 대신 추징보전을 청구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하겠다"고 했지만 김씨는 화천대유로부터 500억원을 배당받은 뒤 경기 수원시 소재 농지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김씨가 수원시 일대 농지를 살 때엔 대장동 사업과 같은 방식으로 아파트 신축 등 도시개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국세청의 세무조사 가능성에도 대비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A씨에게 서울지방국세청의 동향을 파악해 달라고 부탁했고, 조만간 국세청이 조사할 것이라는 정보를 보고받은 뒤 수표를 인출해 농지를 추가로 매입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김씨는 A씨를 정치권과의 소통 창구로도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배임 사건 공소사실에 거론되지 않았던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정영학 녹취록에 등장하는 것과 관련해 2021년 11월~2022년 1월 사이 A씨를 통해 정치권에 걱정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이후 A씨를 통해 정치권으로부터 '캠프에서 잘 챙기니 걱정 마라. 정 실장은 절대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의사를 전달받았다.

이에 A씨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의뢰인의 재산 처분 등 관련 행위에 불법적으로 관여한 사실도 없고 그럴 이유도 전혀 없다"며 "사건 관련 변호나 자문 과정에서 법적 쟁점이 있더라도 '회사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는 게 좋겠다' '자금 집행은 배임 등 소지가 있다' 등의 의견을 제시했을 뿐 위법으로 문제될 수 있는 행위는 없었다"고 밝혔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