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 비단뱀 잡기 대회 EPA/CRISTOBAL HERRERA-ULASHKEVICH
[파이낸셜뉴스]
미국 플로리다주에 비단뱀이 확산해 정부와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플로리다 주정부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포상금을 걸고 비단뱀 포획 대회까지 개최하고 나섰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최근 20년간 버마왕비단뱀 개체 수가 급격하게 증가해 현재 수만마리가 플로리다주에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버마왕비단뱀은 남아시아 열대우림이 원서식지로 ‘세계 5대 뱀’으로 알려져 있다. 뱀아목(亞目) 동물 4038개 종 가운데 가장 큰 종 중 하나로 꼽히는 버마왕비단뱀은 평균 길이가 약 5m, 무게는 90kg에 달한다.
개체수가 크게 불어난 플로리다의 비단뱀은 주로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 등 늪지대에서 발견되지만, 주도(州都) 마이애미 외곽 등 도시 주변에도 자주 출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에는 1.5m에 달하는 비단뱀이 악어를 통째로 삼킨 모습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2021년에는 알 122개를 뱃속에 품은 97.5㎏짜리 암컷이 발견되기도 했다.
비단뱀이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실제로 위협한 사례도 존재한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5월에는 플로리다주 남부의 아파트 화장실 변기에서 1.2m 길이의 비단뱀이 나와 사람을 물기도 했다.
또 비단뱀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플로리다 주정부와 연방정부가 수십억 달러의 예산을 쏟아부어 진행해 온 에버글레이즈 자연환경 보전에도 지장이 생겼다.
비단뱀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나 자연환경 보전에 차질이 생기고, 실제 주민들의 피해 사례가 생기자 플로리다 어류 및 야생동물 보호 위원회(FWC)는 2013년부터 매년 ‘플로리다 비단뱀 챌린지’라는 이름의 비단뱀 잡기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 대회는 참가자가 잡은 개체의 수와 길이를 따져 대상과 부문별 상을 수여하는 방식이다.
작년 대회에는 977명이 참가했으며 28마리를 잡은 대상 수상자는 상금 1만 달러를 받았다. 이 대회와 별도로 주정부는 비단뱀 잡는 사람들에게 포상금과 함께 수당을 주기도 하며, 이 때문에 비단뱀 잡기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도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FWC에 따르면 플로리다에서 2000년 이래 발견돼 제거된 비단뱀은 1만8000마리가 넘으며, 이 중 작년에 2500마리가 잡혔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