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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게이단렌 '필수불가결한 파트너십' 위해 기금 조성 [한·일 정상회담]

미래파트너십 기금 창설 합의
양 단체 각각 10억원 규모 출연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도 추진
이재용·최태원·정의선 등 동참
사업확대 모색 등 관계회복 물꼬

전경련-게이단렌 '필수불가결한 파트너십' 위해 기금 조성 [한·일 정상회담]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왼쪽)과 도쿠라 마사카즈 일본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이 16일 도쿄 지요다구 게이단렌 회관에서 전경련과 함께 설립하기로 한 '한일·일한 미래 파트너십 기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 경제계가 미래 지향적 협력관계 복원을 위해 기금을 조성하고 이를 운영할 협력기구를 창설한다. 25년 전 김대중 정부와 오부치 정부의 한일 파트너십 선언을 계승·발전시키는 차원으로 경색된 양국 관계회복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4대 그룹 총수들도 방일기간 침체된 일본 사업의 전기를 마련할 협력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 미래 파트너십 기금 조성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과 도쿠라 마사카즈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회장은 16일 일본 도쿄 게이단렌 회관에서 '한일 미래 파트너십 선언'을 발표했다. 이번 선언은 한국 정부의 일본 강제징용 문제 해결에 관한 조치 발표 이후 한일 관계의 정상화 차원에서 마련됐다. 전경련과 게이단렌은 한일재계회의 개최 등을 통해 한일 경제교류 강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해왔다.

양 단체는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 게이단렌은 일한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각각 만든다. 전경련은 10억원, 게이단렌은 1억엔의 기금을 출연한다. 기금 운영위원회의 공동회장은 전경련·게이단렌 회장이 맡는다. 도쿠라 회장은 기금 창설 배경에 대해 "미래를 위한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1998년 10월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과 일본의 오부치 총리가 한일 파트너십 선언을 발표했는데 그때 원점으로 다시 돌아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경련과 게이단렌은 공동으로 낸 선언문에서 한일 양국이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폭넓은 분야에 걸쳐 교류를 심화하고 함께 협력하며 큰 발전을 이뤄 온 '필수불가결한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양측은 "국제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동북아의 안보환경이 더욱 엄중해지고 있는 가운데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관을 공유하는 한국과 일본이 연계해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적절히 대응해 나갈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의 유지·강화, 자원·에너지 무기화에 대한 공동대응,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X)·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저출산·고령화,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의 실현 등 한일이 협력해 대처해야 할 과제는 많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쌍방은 동 파트너십 기금을 통해 새로운 국제질서 속에서 한일 양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상 및 협력방안에 대한 연구와 양국이 직면한 공통과제의 해결을 위한 사업의 실시, 미래를 담당할 젊은 인재 교류의 촉진 등 양국 간 경제관계를 한층 더 확대하고 강화하는 데 임해갈 것"이라고 전했다.

■4대 총수들, 日사업 확대 모색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맞춰 17일 열리는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에 참석하는 4대 그룹 총수들도 경직된 양국 관계 해빙과 사업 확대방안을 모색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번 출장을 통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일본과 협업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꾸준히 공을 들여온 통신사업 협력도 강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NTT도코모, KDDI 등 일본 1·2위 통신사업자에게 5G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하게 된 것도 이 회장의 일본 내 인맥이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룹 차원의 신사업 추가 발굴과 협력 확대보다는 일본과의 경제협력 정상화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30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을 맡아 일본 정·재계에 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작년 2월 12년 만에 재진출한 일본 승용차 시장의 투자 확대와 마케팅 활동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일본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분야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파나소닉이 테슬라 공급에 주력하고 있어 일본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수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한일 관계가 정상화되면 국내 배터리 3사와 협업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김영권 김동호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