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 회고록서 당시 수사 내용 자세히 적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출신 이인규 변호사.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대검찰청 중앙 수사부장 출신 이인규 변호사가 과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했던 기억을 담은 회고록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를 출간할 예정이다.
회고록에는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피아제(Piaget) 등과 관련 수사 당시 알려지지 않은 노 전 대통령의 일화도 담겨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16일 조갑제닷컴은 이 변호사의 회고록을 배포했다. 책 소개 자료에는 이 변호사가 노 전 대통령의 혐의와 수사 결과를 상세히 기술한 내용이 담겼다.
이 변호사는 이중 권양숙 여사가 고(故) 박연차 회장에게 피아제 남녀 시계 세트 2개(시가 2억 550만원)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기술했다.
그는 이 의혹이 다툼이 없고, 재임 중이던 2006년 9월 노 전 대통령에게 뇌물로 전달됐음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2007년 6월 29일 권 여사가 노 전 대통령과 공모해 박 회장에게 100만달러를, 같은 해 9월 22일 추가로 40만 달러를 받은 사실도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이 달러에 대해 "정상문 당시 총무비서관을 통해 전달됐다. 아들 노건호씨의 미국 주택 구입 자금 명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9년 5월 1일 새벽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조사를 받고 난 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 변호사는 2009년 4월 30일 노 전 대통령이 중수부에 출석해 조사실에서 오고간 대화도 상세히 기록했다.
당시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에게 "대통령님, 우짤라고 이러십니까!"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그러자 노 전 대통령은 "박 회장, 고생 많았습니다. 저도 감옥 가게 생겼어요. 감옥 가면 통방합시다"라고 말했다는 것.
이어 노 전 대통령은 중수부장실에서 "이 부장, 시계는 뺍시다. 쪽팔리잖아"라고 했다는 것이 이 변호사의 주장이다.
이 변호사는 당시를 회상하며 "당황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이었다. 무어라 답변해야 좋을지 난감했다"라며 "사전에 보낸 질문지에 명품 시계 수수 부분이 들어 있지 않아 검찰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한 말인지도 모르겠다"라고 회고록에 적었다.
(왼쪽부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출신 이인규 변호사,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뉴시스
이 변호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직격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원인의 상당 부분이 변호사로서의 문 전 대통령의 '무능과 무책임' 탓이라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문 전 대통령이 검찰을 찾아와 솔직한 검찰의 입장을 묻고 증거관계에 대한 대화를 통해 사실을 정리해 나갔더라면 노 전 대통령이 죽음으로 내몰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변호를 맡지 말았어야 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친구이자 동지인 문재인 변호사마저 곁에 없었던 것이 노 전 대통령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라고 생각한다"라며 "(문 전 대통령은) 노무현의 주검 위에 거짓의 제단을 만들어 대통령이 됐다"라고 주장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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