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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시장 너구리가 코로나19 기원(?)

[파이낸셜뉴스]
중국 우한시장 너구리가 코로나19 기원(?)
코로나19가 실험실이 아니라 중국 우한에서 거래되던 너구리에서 인간에게 옮겨왔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해 3월 13일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항공사 직원들이 방호복을 입고 발권 창구에서 일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보고된 중국 우한의 시장에서 수거한 너구리(raccoon dog) 유전자에서 코로나19와 혼합된 DNA가 발견됐다고 AP가 1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한 시장에서 거래된 너구리를 통해 코로나19가 인간에게 처음으로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다.

우한의 바이러스 연구소 유출로 코로나19가 시작됐다는 연구소 기원설에 대한 반박의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유전자 분석 결과는 아직 학술지에 게재되지 않았고, 이에따라 동료 과학자들의 검증도 이뤄지지 않았다. 아직은 인정되지 않은 분석이다.

AP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날 "이 데이터는 팬데믹이 어떻게 시작됐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는 있지만 데이터의 모든 조각들이 그 답에 더 가깝게 갈 수 있는 중요한 디딤돌이 된다"고 밝혔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중국이 이 유전 정보를 더 일찍 공유하지 않은 점을 비판했다.

그는 이 데이터는 3년 전에 공유됐을 수도 있고, 또 반드시 그래야만 했다고 중국을 비난했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 논문의 유전자 샘플은 2020년 초 우한시 후난해산물 시장에서 채취한 것이다. 후난수산물 시장은 2019년 말 코로나19 인간 감염자가 최초로 발견된 곳이다.

테워드로스는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과학자들이 너구리에서 채취한 유전자 배열을 최근에야 세계 최대 공공 바이러스 데이터베이스에 올렸다고 밝혔다.

이 데이터는 그러나 이후 중국 연구진이 데이터베이스에서 삭제했다.

그렇지만 삭제 전 한 프랑스 생물학자가 우연히 이를 발견했고, 코로나19 기원을 추적하는 중국 외부의 과학자 그룹과 데이터를 공유했다.

이들 과학자는 데이터로 볼 때 너구리가 코로나19에 우선 감염됐고, 이 너구리들에 있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야생동물이 거래되는 시장을 매개체로 사람에게 감염됐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데이터 분석에 참여한 유타대 바이러스학자 스티븐 골드스틴은 "이 유전자를 갖고 있던 동물들이 바이러스를 옮겼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동물을 감염원으로 하는 질병 확산 뒤 환경 샘플 조사에 나섰다면...이게 바로 찾기를 기대할 수 있는 바로 그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너구리는 가죽을 쓰기 위해 사육되기도 하고, 중국 전역의 시장에서 고기로도 팔린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중국 사무소 창립 연구원인 입 레이 전염병학자는 비록 이번 발견이 코로나19 기원을 밝히는데 결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입 연구원은 "중국 CDC가 공개한 시장 환경 샘플 데이터는 동물 기원설을 뒷받침하는 엄청나게 강력한 증거"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