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서 동해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 발사"
10여분간 800㎞ 비행 비행한 뒤 日 EEZ 밖 낙하 추정
전문가, 중국에 대한 북한의 전략적 가치 상승도 노린듯
[파이낸셜뉴스]
북한은 지난 25일 지대지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발을 평북 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뒤 사흘 만에 다시 발사했다. 앞서 북한이 연합 훈련을 하루 앞두고 발사한 SRBM은 고도 60㎞로 약 600㎞를 비행했으며 속도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추정됐다. 사진은 지난해 3월 조선중앙통신이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한 사진. 당시 이 신형전술유도탄은 그해 1월 8차 노동당 대회 열병식에서 공개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으로 추정됐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19일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11시5분경 오전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발을 발사 800㎞를 날아 동해상 탄착했다고 전했다.
합참에 따르면 이 미사일은 800여 ㎞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군은 고도, 속도 등 상세한 제원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지난 16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지 사흘 만이자 올해 들어 일곱 번째 탄도미사일 도발이다. 두 차례의 전략순항미사일 발사를 포함하면 올해 총 9번의 무력도발이다.
특히 북한은 지난 13일 시작된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 전후로 5차례 미사일을 발사해 무력도발을 벌이고 있다. 이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도 한미 연합연습에 반발 및 대응 차원에서 감행한 것으로 관측된다.
합참은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로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강력히 규탄하고, 즉각 중단하라고 북한에 촉구했다.
이어 합참은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히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일본 방위성도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관련 동향을 포착했으며, 미사일이 배타적 경제수역(EEZ) 밖으로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모든 비행체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다.
전문가들은 비행거리로 미루어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추정하면서 동창리는 서해위성시험장이 위치한 곳으로 북한이 지난해 12월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을 발사하면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 시험'을 했다고 주장한 바 있어 이와 관련이 있는 지에 대해선 추가 분석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6일 평양 국제공항에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실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 발사 영상을 17일 공개 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은 전구급 한미 연합연습을 '북침 연습'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한 만큼 23일까지 예정된 FS 기간 내내 도발적 군사행위를 계속할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은 지난 16일 화성-17형 발사 후 "공화국을 노골적으로 적대시 하며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서 대규모 군사연습을 빈번히 벌이고 있는 미국과 남조선에 그 무모성을 계속 인식시킬 것"이라면서 "반공화국 군사적 준동이 지속되고 확대될수록 저들에게 다가오는 돌이킬 수 없는 위협이 엄중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만들겠다"라고 밝혀 연합연습이 종료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도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시사했다.
손대권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최근 북한의 일련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한미연합훈련이나 한·미·일 대북 공조에 대응한다는 성격도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킴으로써 신냉전 구도를 고착화하고자 하는 의도로 읽힌다"고 짚었다.
북한이 도발을 하면 한·미·일 3국은 상호 간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하면서 중국도 이에 위협을 느끼고 공세적 대외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손 교수는 "이 같은 안보딜레마의 악순환 과정에서 신냉전 구도는 더욱 고착화 되는 가운데 문제는 그 결과 중국에 대한 북한의 전략적 가치는 상승하게 된다는 점"이라며 "미국이나 한국과의 관계개선이 요원한 상태에서, 이는 북한에 차선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손 교수는 신냉전 구도의 고착화는 북한에 적어도 세 가지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첫째는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동의가 없이는 안보리 대북제재는 불가하며 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맘 놓고 도발을 강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사회가 대북제재 수위를 강화하고 있지만 중국이 저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둘째는 도발을 통해 한국이나 미국과의 협상에서 더 큰 양보를 얻어낼 가능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한·미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보상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도 실제론 여러 차례 북한에 도발을 자제시키기 위해 양보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고 진단했다.
셋째는 북한은 향후 도발을 자제하는 대가로 한·미뿐만 아니라 중국으로부터도 경제적 지원을 얻어낼 수 있다는 계산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이 북핵 위협을 명분으로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고 동북아에 전략자산들을 강화해나가고 있으나, 실제로 이는 북한보단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판단하며, 북한의 도발이 미국에(중국에 위협이 되는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재배치 등) 빌미를 제공하지 않도록 북한의 도발 수위를 자제시키고자 하기도 했으며, 그 수단은 종종 경제적 지원이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 9일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6발, 12일에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2발, 14일에 SRBM 2발, 16일에 화성-17형 ICBM 1발을 발사하는 등 한미 연합연습에 대응하는 국면에서는 2~3일에 한 번씩 무력도발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 북한은 자신들의 정치·군사적 정세 판단에 따라 '7차 핵실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국지 도발을 포함해 고체연료 추진 ICBM 발사, ICBM 정상 각도(30∼45도) 발사, 군사 정찰위성 발사 등을 감행하며 긴장 수위를 고조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발사 모습. 사진=조선중앙TV 캡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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