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SVB發 금융위기 고조… 전세계 주요은행 시총 648조 증발

美·日 등 3년 만에 최대폭 감소
금리동결 전망에 채권도 와르르
'CS 추락 여파' 유럽도 쑥대밭

SVB發 금융위기 고조… 전세계 주요은행 시총 648조 증발
사진=뉴스1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로 촉발된 금융 불안으로 이달 들어 전 세계 주요 은행의 시가총액이 4950억달러(약 648조원) 증발했다.

18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SVB 붕괴가 미국은 물론 유럽과 일본의 은행들까지 휘청거리게 했다"면서 이들 지역 은행들의 시총이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사라졌다고 전했다.

■3년 만에 최대 폭 감소

이달 들어 미국, 일본, 유럽 은행의 시가총액은 16% 감소해 2020년 3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충격이 가장 큰 곳은 미국이었다. KBW은행지수가 이달에만 18% 급락했다. 유럽스톡스600은행지수는 15%, 일본 토픽스은행업종지수는 9% 각각 떨어졌다.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키고, 시장 패닉을 제거하려는 노력은 부분적으로 성과를 내는데 그쳤다. JP모간체이스,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씨티그룹 등 월스트리트 대형 은행 11곳이 300억달러를 지원하면서 숨통이 트이는 듯했던 캘리포니아 지역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 다시 폭락세로 돌아섰다. 구제금융 소식이 나온 16일 10% 뛰었던 퍼스트리퍼블릭은 17일 33% 폭락했다.

SVB로부터 시작된 금융 불안은 월스트리트의 대형 은행들에도 충격을 줬다. 특히 채권 거래창구에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오는 21~22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지 모른다는 전망이 높아진 때문이다.

연준의 금리 정책에 민감히 반응하는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급락했고, 대형 은행들의 금리상품 트레이딩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금리상품 거래와 관련해 약 2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유럽의 약한 고리 CS 휘청

대서양 건너 유럽의 은행들도 쑥대밭이 됐다.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를 연결고리로 프랑스 양대 은행 소시에테제네럴(SG)과 BNP파리바 등이 하락세를 지속했고, CS는 다시 추락했다.


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국립은행(SNB)이 16일 500억스위스프랑(약 70조6000억원)의 긴급 신용지원을 제공하면서 상승 반전했던 CS의 주가는 17일 8% 하락했다.

최대주주인 사우디국립은행이 추가 자금 지원에 난색을 표하면서 유동성 위기가 다시 불거졌다. 이날 CS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수준으로 치솟았고, 회사채는 정크본드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