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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외국인직접투자(FDI) '반 토막', 28개월만에 최저치

- 2월 실질 FDI 증가율 6.10%, 전월 14.50%의 절반 아래
- 중국 월간 실질 FDI 증가율, 시진핑 3연임 다음 달부터 본격 하락

中외국인직접투자(FDI) '반 토막', 28개월만에 최저치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아파트 단지 야경. 사진=정지우 특파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현재 중국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증가율이 반 토막이 나면서 2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꾸준히 외국 자본과 투자 유치 정책을 내놔도, 글로벌 시장은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FDI가 하락하면 중국 경제가 둔화 또는 침체되거나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20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2월 중국의 실질 FDI는 2684억4000만위안(약 51조원)으로, 전년동월대비 6.10% 상승했다. 이는 전월 증가율 14.5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또 2021년 1월 4.60% 이후 28개월 만에 가장 낮다.

중국의 월간 실질 FDI는 2021년 2월 31.50% 이래로 줄곧 두 자릿수로 증가하다가 작년 11월 9.90%로 떨어진 뒤 12월 6.30%, 올해 1월 14.50% 등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FDI는 단순히 외국인 자본을 투입하는 아니라 경영 참가와 기술 제휴 등 경영권 통제를 통해 이윤을 얻는 국제직접투자의 한 형태다. 지분 확보를 위한 주식투자, 지식 재산권과 부동산 등 모든 형태의 유·무형 자산 투자를 포함한다.

실질 FDI이기 때문에 양 당사자가 투자키로 합의한 뒤 현금, 물자, 무형 자본 등 실제로 사용하는 금액을 말한다.

업종별 실질 FDI 증가율은 첨단산업 32%, 서비스업 10.1% 등으로 기록됐다. 첨단산업은 다시 첨단제조업 68.9%, 첨단서비스업 23.3% 각각 늘었다.

중국의 실질 FDI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하게 하락한 것은 코로나19보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과 보다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를 보면 코로나19 재확산과 봉쇄가 반복되던 2021년 2월부터 6월까지는 30%가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경제수도 상하이를 전면 봉쇄했던 지난해 4월~5월에도 각각 20.50%, 17.30%로 조사됐다. 그러나 공교롭게 시 주석의 3연임 대관식(제20차 전국대표대회)이 있던 10월 14.40%에서 11월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말 중앙경제공작회의나 올해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때 외국인 투자를 지속적으로 강조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리커창 전 국무원 총리는 지난 5일 전인대 개막식 업무보고에서 외국인 투자에 대해 내국민 수준과 동일하게 대우하고 외자 기업 서비스 개선, 외자 투입 프로젝트 착공 촉진 등을 약속했다.

다만 중국 정부의 외국인 투자 유인 정책이 매년 유사하다는 점, 이는 곧 해마다 정책 실행이 미진하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점, 외국인 투자 부진은 정치적·외교적·거시 경제적 리스크와도 관련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급진적 회복은 어려울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15일 발표한 1~2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2.4%)을 유형별로 보면 내자기업 투자는 6.0% 증가했으나 홍콩·마카오·대만 투자기업은 5.1%, 외국인 투자기업은 1.2% 각각 감소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