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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P상한제 4월 재개? 전기요금 인상?… 고심 깊은 정부

상한제 종료 후 한전 적자폭 커져
정부 단계적 요금인상 강조했으나
尹대통령 ‘속도조절’에 재시행 무게
민간발전사들 "적자 확대" 반발

SMP상한제 4월 재개? 전기요금 인상?… 고심 깊은 정부
지난 2월 종료된 전력도매가격(SMP)상한제의 4월 재개를 놓고 정부와 민간발전사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SMP상한제가 종료된 이달부터 한국전력(한전)의 적자 폭이 커질 것이 예상되면서 정부는 다음 달 SMP 상한제 재시행과 전기요금 인상을 놓고 고심 중이다. 반면 민간발전사들은 SMP 상한제가 도입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발전사 40곳 중 14곳이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제도를 철회하거나 상한 수준을 재설정해 달라며 반발하고 있다.

■SMP상한제 재시행·전기요금 인상 딜레마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16일 2·4분기 전기요금 결정을 위한 연료비 조정단가 내역을 산업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전은 2026년까지 사상 최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 전기요금을 ㎾h당 51.6원 인상해야 한다고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이 목표액을 달성하려면 올 2~4분기에도 1분기처럼 ㎾h당 12~13원 정도 인상이 불가피하다.

당초 산업부는 연료비 수입가격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에 단계적인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속도조절'의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산업부와 기획재정부 역시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특히 전기요금 인상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올해 한전의 적자는 더 크게 확대될 수 밖에 없다. 한전은 이미 지난해 32조6034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상태다.

만약 전기요금 인상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2월까지 시행한 SMP상한제의 4월 재시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SMP 상한제는 한전이 민간 발전사에서 사 오는 전기 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제도다. SMP상한제 도입 이후 월별 SMP 상한선이 ㎾h당 160원 안팎으로 정해지면서 실제 SMP와 비교해 한전이 80~110원가량 싸게 살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절감한 비용만 3개월간 2조1000억원 정도로 알려진다.

SMP 상한제는 국무조정실이 석 달 연속 적용하지 못한다는 조건을 달면서, 3월에는 중단돼 한전은 원래 가격대로 전력을 다시 사오고 있다. 적자가 다시 늘어나는 것이다.

■민간발전사, 적자 확대에 SMP상한제 반대

문제는 SMP상한제 재시행을 놓고 민간발전사들의 반발도 거세다는 점이다. 발전업계에 따르면 SMP 상한제가 도입된 지난해 12월 민간발전사 40곳 중 14곳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은 역대급 한파로 인해 전력판매량도 치솟던 시기여서 민간발전사에는 '성수기'로 꼽힌다. 하지만 정부 당국의 SMP 상한제 시행으로 실제 적자를 보는 민간발전사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민간발전사들은 SMP 상한제 시행이 투자를 위축시켰다는 입장이다. 민간발전사들은 탄소 중립 대응, 에너지 신산업 육성을 위해 올해 3조3710억원 가량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SMP 상한제 시행으로 한전의 손실이 줄어든 만큼 민간발전사가 손실을 입어 투자가 사실상 투자가 중단됐다는 설명이다.


발전업계는 SMP 상한제로 인해 한전 적자를 해결하거나 전기소비자 이익을 보호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땜질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전기요금 정상화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한전 적자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SMP 상한제가 지속될 경우 전력시장 원칙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중소 민간발전사 도산, 전력공급 불안정, 에너지 안보 저해 등 부작용도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