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제1차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 개선 TF 회의'에 참석한 이호형 은행연합회 전무(왼쪽에서 세 번째)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김소영 부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3.2.22.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높인 금융회사에 주택신용보증기금 출연요율을 인하하는 방안을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고정금리 비중 확대는 당국의 행정지도 사안이라 매년 목표치가 있을 뿐 금융회사가 지키지 않아도 제재할 방법은 없다. 이에 신용보증기금 출연요율 인하와 같은 유인책을 한층 강화해서 고정금리 비중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향후 은행권 제도개선 TF에서는 고정금리 비중 확대 인센티브로 주택신용보증기금 출연요율 인하방안이 검토될 예정이다. 주택담보대출을 일으킬 때마다 각 금융사는 주택금융공사가 관리·운용 중인 주택신용보증기금으로 일정 비율을 출연하는데, 당국의 고정금리 목표치를 맞춘 곳에 우대요율을 더 높이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주택금융공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은행권 출연요율은 '기존요율·차등요율·우대요율'의 합으로, 당국의 구조개선 목표 초과달성도·구조개선 실적개선도를 고려해 최대 0.06%p까지 인하(우대요율 적용)가 가능하다.
당국 고위 관계자는 "금리인상기 변동금리 비중이 높으면 차주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가계부채 리스크 요인을 줄이려면 고정금리 비중을 높여야 한다"며 "당국의 행정지도 목표치를 달성하는 금융사에 대해 주택금융공사 주택신용보증기금 출연요율을 깎아주는 방안이 TF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당국은 고정금리 비중을 높인 금융사에 대한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고정금리 비중 확대는 은행권 제도개선 TF의 6대 과제 중 하나로 이 주제와 관련해서도 실무작업반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실제 감독당국에서는 올해도 행정지도를 통해 고정금리 대출 비중 확대를 유도한다. 금융감독원은 4월부터 장기 주담대 고정금리 대출비중 등 목표치를 2.5p~5%p 올려 잡고 행정지도에 나설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은행권 장기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 목표치를 71%로, 비거치식 분할 상환 비중을 85%로 각각 전년 대비 2.5%p 높였다. 또 보험권 가계대출 고정금리 비중을 현행 55%에서 60%,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 비중을 67.5%에서 72.5%로 상향했다. 상호금융권의 경우 주담대 비거치식 상환 대출 비중을 50%까지 높이는 걸 목표로 잡았다. 비거치식 분할상환은 처음부터 원금까지 상환해 대출 부실을 막을 수 있다. 금감원은 금융위 보고를 거쳐 4월부터 이 같은 목표치를 갖고 행정지도에 나선다.
다만 실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질지는 미지수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 은행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24.2%, 기업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31.8%였다.
2021년 1월 각각 30.3%, 39.7%였던 것과 비교하면 2년 새 오히려 고정금리 비중이 낮아진 것이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펴낸 '가계 주담대의 변동금리 결정요인 분석' 이슈노트에 따르면 주택저당증권(MBS)과 커버드본드 발행규모가 커져 은행의 장기자금 조달이 원활해져야 고정금리 대출 공급이 증가한다는 선행연구들이 있다. 고정금리 비중 확대에 대한 인센티브뿐 아니라 은행의 장기자금 조달을 위해 금융시장 자체를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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