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호주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92)이 20일(현지시간) 다섯 번째 결혼 계획을 발표했다. 머독(왼쪽)이 2016년 6월 25일 영국 스코틀랜드 애버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골프링크에서 당시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이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호주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92)이 다섯 번째 결혼을 예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머독의 타블로이드 신문사인 뉴욕포스트가 20일(이하 현지시간) 머독이 다섯 번째 결혼을 위한 약혼을 했다고 보도했다. 모델 출신인 제리 홀과 이혼한 지 불과 8개월 만이다.
폭스코퍼레이션 공동 회장이자 뉴스코프 명예회장인 머독은 뉴욕포스트에 자신이 올해 66세의 앤 레슬리 스미스와 결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미스는 라디오, TV 경영자 출신이다.
머독은 스미스가 "내 마지막이 될 것"이라면서 "그러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머독이 다섯 번째 결혼을 해도 그의 언론 재벌 지분에 영향은 없다.
그의 자산은 머독 가문의 트러스트로 묶여 있다. 그가 이혼을 하거나 사망한다고 해도 트러스트에 묶인 돈은 법적으로 손댈 수 없다.
소식통에 따르면 머독 가문 트러스트는 뉴스코프와 폭스의 표결권 지분을 각각 40% 갖고 있다.
머독과 결혼하는 스미스는 이색적인 경력을 갖춘 인물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경찰 목사 출신인 그는 스페인어 TV 네트워크인 유니비전 설립자이자 컨트리송 가수였던 체스터 스미스와 결혼했다가 사별했다. 슬하에 자녀는 없다.
머독은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스미스를 캘리포니아주 벨에어에 있는 자신의 모라가 와인농장에서 지난해 9월 만났다고 밝혔다.
스미스는 뉴욕포스트에 "나는 14년째 홀로 살고 있다"면서 "머독처럼 내 남편도 사업가였다...이때문에 나도 머독과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머독은 첫번째, 두번째, 그리고 세번째 전 부인과 사이에서 여섯 자녀를 낳았다. 아들 라클란 머독이 현재 폭스 최고경영자(CEO), 뉴스코프 공동 회장을 맡고 있다.
한편 2020년 미 대통령 선거에서 폭스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지지한 가운데 머독은 사석에서 트럼프가 선거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그 결과를 뒤집으려 하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던 것으로 법정에서 드러났다.
머독과 폭스뉴스가 투표개표기 업체인 도미니언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16억달러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데 따라 법정 증언으로 나온 것이다.
도미니언은 폭스의 2020년 대선 방송에서 폭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짓 주장을 증폭해 개표기가 조작됐다는 점을 방송해 회사의 명예를 실추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법정 증언에 따르면 머독은 트럼프의 주장을 '자충수' '미친 짓' 등으로 비판했다. 당시 자신의 TV 네트워크가 계속해서 트럼프와 측근들의 주장을 방송했지만 스스로는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 법정에서 밝혀졌다.
머독은 아울러 당시 논란 속에 폭스의 신뢰도가 하락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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