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국무회의 모두발언
근로시간, 주 단위에서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설정 가능 제시
"정당한 보상에 불안 있어선 안돼"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주 52시간 근무제를 유연화 시키되 주 60시간은 넘지 않도록 상한선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일한 만큼 보상과 휴가가 따를 수 있는 담보책을 마련할 것임을 밝히면서, 근로시간을 주 단위에서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자유롭게 설정하도록 한다면 근로시간 유연화가 순조롭게 적용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대통령실의 잇따른 발표에도 정책 혼선 양상이 사그라들지 않자, 결국 윤 대통령이 나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노동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윤 대통령으로선 개혁의 한 축인 근로시간 유연화에 대해선 무리해서 추진하기 보다 소통 확대를 통해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저는 주당 60시간 이상의 근무는 건강 보호 차원에서 무리라고 하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전날까지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들 사이에서 주당 근로시간 상한선 여부를 놓고 혼선이 있었지만 윤 대통령이 상한선을 설정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근로시간 유연화 정책의 후퇴라는 의견도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주당 근로시간의 상한을 정해 놓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노동 약자들의 건강권을 지키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선 근로시간에 관한 노사 합의 구간을 주 단위에서 월, 분기, 반기, 연 단위로 자유롭게 설정하는 것만으로도 노사 양측의 선택권이 넓어질 것"이라며 "노동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노동개혁의 또 하나의 과제인 노동시장 유연화는 그 제도의 설계에 있어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고 수집할 것"이라며 "고용노동부 등 관련 부처에 세밀한 여론조사 FGI(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시행하고, 제게 그 결과를 보고하도록 지시해 놓았다"고 말했다.
근로시간을 늘리면서도 임금은 제자리거나 휴가를 제때 갈 수 없다는 우려에 대해 윤 대통령은 "임금, 휴가 등 근로 보상체계에 대해 근로자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특히 노동 약자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확실한 담보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근로자들의 건강권, 휴식권 보장과 포괄임금제 악용 방지를 통한 정당한 보상에 조금의 의혹과 불안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부작용 방지에 최선을 다할 것을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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