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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복순'과 전도연, 변성현 감독의 측면승부

'길복순'과 전도연, 변성현 감독의 측면승부
(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배우 이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과 구교환, 변성현 감독, 김시아, 전도연, 설경구가 21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길복순'은 청부살인 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전도연 분)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죽거나 또는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23.3.21/뉴스1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전도연이 그동안 좋은 작품을 많이 했는데, 내가 무엇을 같이 할 수 있을까? 정면승부는 두려워서 측면승부를 해보자, 필모그래피에 액션이 별로 없더라, 그래서 액션영화로 결정했다."

데뷔 10년차 변성현 감독이 데뷔 30년차 배우 전도연과 액션영화를 찍었다. 변감독은 21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 제작발표회에서 "장르부터 결정하고 시나리오를 썼다. 전도연 배우를 지켜보다가 엄마 전도연과 배우 전도연의 간극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배우라는 직업을 킬러로 치환했다”고 말했다.

‘길복순’은 전도연과 동의어다. 프로젝트 자체도 전도연으로부터 비롯됐다. 영화 ‘생일’ 촬영 당시 설경구 소개로 변성현 감독과 전도연이 만났다. 전도연은 당시 개인적으로 마음이 간 아이템을 구체화해줄 감독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변 감독은 자신이 직접 쓴 대본만 연출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다. 이에 변 감독은 전도연에게 자신의 시나리오로 함께 작업하자고 역제안했다. 그렇게 시작된 프로젝트가 '길복순'이다.

전도연 설경구 정시아 주연의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 최고의 회사 MK ENT 소속 킬러 길복순이 사춘기 딸 문제로 골치를 앓는 가운데, 회사 재계약을 앞두고 불가피한 대결을 벌이게 되는 액션영화다.

영화에서 살인청부회사는 업무가 다를 뿐 돌아가는 구조는 여느 회사와 유사하다. 길복순은 회사에서는 프로답게 일을 똑 부러지게 하지만, 귀가하면 아이 키우는 보통의 엄마와 다를 바 없다. 마트서 장 봐서 밥 해 먹이고, 엄마들 사교육 모임에 나가서 정보도 수집한다. 설경구는 MK ENT 대표 ‘차민규’를 연기했다.

변성현 감독은 살인청부업무를 "슛 들어간다" 등과 같이 영화업처럼 표현한 이유에 대해 “영화 ‘존윅’에서 살인청부회사가 나와서 회사의 존채 자체는 새롭진 않았다. 그래서 다른 부분을 더하고 싶어서 영화 제작 현장처럼 표현했다"고 답했다.

여기에는 충무로의 대표배우 설경구와 전도연에 대한 존경의 마음도 담겼다.

'길복순'과 전도연, 변성현 감독의 측면승부
(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배우 전도연이 21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감독 변성현)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길복순'은 청부살인 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전도연 분)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죽거나 또는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23.3.21/뉴스1 /사진=뉴스1화상


그는 "극중 킬러를 칼로 표현하는데, 그 칼은 곧 배우라는 의미를 담았다"며 "'오래된 칼은 날도 무뎌지고, 쓸모가 없어진다는 지적에 차민규가 '그 무딘 칼이 더 아프다'고 답하는데, 그 대사가 바로 전도연, 설경구에 대한 헌사였다. 티나지 않게 녹여내고 싶었는데, 너무 티가 안나서 이렇게 말로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 베를린 영화제 초청 "당시 현장 분위기 잊지 못해"

‘길복순’은 지난 2월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스페셜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변감독은 베를린영화제 초청에 대해 “베를린과 우리 영화가 성격이 달라서 초청될지 예상 못했다.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제에 직접 참석하지 못했던 설경구는 “아쉬웠지만 즐거운 소식이었다"며 "‘불한당’으로 칸에 갔고 이번 영화로 베를린에 갔으니 다음에 베니스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그때를 떠올렸다.

변감독과 함께 베를린 레드카펫을 밟았던 전도연은 “저 역시 이 영화가 베를린영화제와 성격이 맞을지 궁금했다”며 “우려와 달리 너무 감동적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그 순간과 그 시간에 내가 극장 안에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돌이켰다.


정시아는 “첫 해외 영화제가 베를린이라서 영광이었다”며 “많은 관객이 좋아해 준 게 느껴져서 감동적이었다.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변감독 역시 “1800석 가득 메운 관객들이 내 이야기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고 그때의 감동을 떠올렸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