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든 무어 인텔 공동 창업자
[파이낸셜뉴스] 인텔 공동 창립자이자 '무어의 법칙'을 제시한 고든 무어가 24일(현지시간) 94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 집적도가 약 2년마다 2배 증가한다는 이론이다.
25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텔은 무어는 하와이에 있는 자택에서 가족들이 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
샌프란시스코 출신인 무어는 1954년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화학과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쇼클리 반도체 연구소에서 일하면서 로버트 노이스를 만나 인텔 창업을 구상했고 1968년 7월 인텔을 설립했다. 전 세계 개인용 컴퓨터의 80%에 '인텔 인사이드' 프로세서가 탑재되는 데 기여한 기술계의 거장이자 엔지니어로 평가받는다. 1979년에는 이사회 의장이자 최고경영자(CEO)로 임명돼 1987년까지 회장직을 수행했다.
그는 PC 혁명 20년 전이자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기 40여년 전 논문에서 "집적 회로는 가정용 컴퓨터에 연결된 단말기와 자동차용 자동 제어 장치, 개인 휴대용 통신 장비와 같은 경이로움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예언하기도 했다.
특히 무어의 이론이 발표된 이후 반도체는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효율적이고 저렴해져 반세기 동안 전 세계 기술 발전의 대부분을 주도했다. 개인용 컴퓨터 기업뿐 아니라 애플과 페이스북, 구글 같은 실리콘밸리의 거대 기업이 등장하는 토대를 만들기도 했다
은퇴 후 2000년엔 아내 베티 무어 여사와 함께 환경 문제에 초첨을 맞춘 복지 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무어가 약 50억달러 규모의 인텔 주식을 기부한 금액으로 꾸려져 아마존 강 유역 등의 하천 보호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지난 2002년엔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민간인의 최대 영예인 '자유의 메달'을 받았다.
한편, 올해 포브스는 무어의 순자산을 72억달러(약 9조3600억원)로 추산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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