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한눈에 비교·가입까지
당국, 6월 서비스 앞서 수요조사
금융사 신청 9곳 중 핀테크 8곳
시중은행 "자사 앱 있는데 굳이"
유일하게 관심 의사 밝힌 신한
"마이데이터 경쟁력 높아질 것"
금융당국이 예금 금리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온라인 예금중개 서비스를 오는 6월 시행한다고 밝혔지만 1금융권인 시중은행은 아직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 서비스를 신청한 금융회사는 총 9곳으로 8곳이 핀테크업체, 은행은 신한은행 1곳에 불과하다. 이에 은행 간 상품 경쟁 활성화라는 금융당국의 목표가 실현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추가로 혁신금융서비스 수요조사를 했으나 관심을 보인 기업은 모두 핀테크, 신용카드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이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 서비스에 소극적인 것은 대부분 자체 앱이 있는데 굳이 플랫폼을 만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점이 적고 자체 앱이 활성화되지 않은 저축은행이나 지방은행와 달리 시중은행은 자체 네트워크 만으로도 충분히 영업이 가능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설사 플랫폼을 만든다 해도 가령 A은행이 만든 플랫폼에 경쟁업체인 B은행이 입점하는 것은 쉽지 않은 구조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가 아니다"고 전했다.
중개 수수료 부담과 함께 플랫폼 종속에 대한 우려도 크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수수료야 경쟁이 생기면 낮아질 수 있다해도 언론과 네이버의 사례에서 보듯 은행도 플랫폼에 종속될 우려가 있어 염려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국의 의지가 큰 만큼 장기적으로는 시중은행들도 참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금융회사들이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과 시너지가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국은 이번 중개서비스를 금리 비교뿐 아니라 '마이데이터'를 통한 고객맞춤형 상품 추천까지 해주고 가입자가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나선 신한은행은 역시 마이데이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신한은행은 5월에 시작하는 대환대출 플랫폼 사업자로도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머니버스'에 이미 타금융기관 상품 정보를 비교·검색할 수 있는 '데이터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번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상품 가입까지 가능한 서비스를 도입해 서비스의 완결성을 이루고자 한다"면서 "대환대출 플랫폼에 이어 예금상품 중개까지 더해지면 마이데이터 사업의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를 제외하고 대부분 마이데이터 사업자 허가를 갖고 있는 카드업계에서 오히려 적극적인 분위기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번 수요조사 때 신청을 했다"며 "대환대출과 마찬가지로 예금 비교도 새로운 서비스가 추가되는 것인 만큼 당연히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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