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러시아가 나토 코앞에 핵무기 보낸다고 선언하자 일제 반발
유럽 안정 해치는 도발 행위, 안보리 소집 요구도 나와
아직 러시아가 핵 보내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
지난해 12월 19일 벨라루스 민스크 국제공항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왼쪽)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환영하고 있다.타스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코앞에 핵무기를 배치한다고 선언하면서 주변국의 반발이 쏟아졌다. 미국은 일단 당장 러시아가 핵무기를 옮겼다는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나토는 26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러시아의 핵위협은 위험하고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전날 푸틴은 우크라와 국경을 접한 동시에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와 이웃한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핵무기 운반체계인 이스칸데르 미사일 여럿과 항공기 10대를 이미 벨라루스에 보냈다며 오는 7월 1일까지 전술 핵무기 저장고를 완공한다고 밝혔다. 푸틴은 미국 역시 나토 회원국에 수십 년 동안 전술 핵무기를 배치했다고 주장했다.
나토는 해당 주장에 대해 "나토의 핵공유와 관련한 러시아의 언급은 완전히 잘못됐다"면서 "나토 동맹국은 국제조약을 전적으로 존중하며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에 대한 참여 중단을 선언하는 등 지속해서 군축협정을 위반해 왔다"고 지적했다.
1년 넘게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는 같은날 외무부 성명을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촉구했다. 외무부는 국제사회가 핵무기 배치를 막아야 한다며 "이는 벨라루스를 러시아의 인질로 더욱 변화시키고 미래에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세프 보렐 유렵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역시 트위터틀 통해 "벨라루스가 러시아 핵무기를 받아들이는 것은 무책임한 긴장 고조 행위이며 유럽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및 독일 정부도 러시아가 유럽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든다고 비난했다.
이날 미국의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미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푸틴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분명히 중대한 선을 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다만 "푸틴이 우크라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의도가 있다는 징후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동시에 푸틴이 아직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고 알렸다.
같은날 나토 역시 "우리는 러시아의 핵태세에 우리의 핵태세를 조정할 정도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했다"며 아직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평가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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