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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마윈, 1년 만에 中 귀국...공산당과 화해?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약 1년 만에 고향 항저우 방문
中 압박 피해 해외 떠돌다가 귀국...中 정부와 화해 가능성

알리바바 마윈, 1년 만에 中 귀국...공산당과 화해?
2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원구학교를 방문한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왼쪽 네번째)가 학교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 2020년 중국 공산당과 갈등 이후 회사 경영권을 잃고 해외를 떠돌았던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마윈 창업자가 고향에 돌아왔다. 외신들은 코로나19 창궐 시기 정보기술(IT) 기업들을 탄압했던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다시 기업인들과 화해를 도모한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윈은 27일 고향인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도착해 원구학교를 방문했다.

영어 교사 출신이었던 마윈은 지난 2017년에 다른 알리바바 창업자들과 함께 돈을 모아 원구학교를 세웠으며 지속적으로 낙후지역 교육 개선에 힘썼다. 원구학교의 SNS에 따르면 마윈은 이날 방문에서 인공지능(AI)의 발전을 강조하며 학생들이 AI와 경쟁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생성형 AI 인 ‘챗GPT’를 언급하며 사람이 AI를 통제하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윈은 지난해 5월 항저우의 알리바바 본사를 방문한 이후 약 1년 동안 중국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그는 같은해 7월에 네덜란드에서 목격되었으며 홍콩과 스페인에서도 목격담이 나왔다.

FT는 지난해 11월 보도에서 마윈이 일본 도쿄 외곽의 리조트에 머물고 있으며 최소 6개월 동안 가족과 함께 일본에서 지냈다고 전했다. 당시 외신들은 마윈이 중국 정치권의 압력과 중국 내 고강도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피하기 위해 해외에 머무른다고 분석했다.

앞서 마윈과 차이충신을 비롯한 18명의 동업자들은 1999년 알리바바를 세우고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키워냈다. 알리바바 그룹 회장을 맡았던 그는 55세가 되던 2019년에 갑자기 회장직을 장융에게 승계하고 경영에서 물러났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갑자기 재벌로 급부상한 마윈이 중국 내에서 거대한 영향력을 휘두르면서 중국 정부와 마찰이 있었다고 의심했다. 마윈은 비록 경영에서 손을 놓았지만 이후에도 알리바바 산하 IT 기업인 앤트그룹의 대주주로서 그룹에 영향을 끼쳤다. 앤트그룹은 2020년 11월 상하이와 홍콩에 역대 최대규모의 금액으로 상장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마윈은 2020년 10월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금융 포럼에서 당시 왕치산 부주석, 이강 인민은행장 등 고위 공산당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중국 금융시스템에는 시스템 위기가 없다. 중국 금융에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시중은행들을 전당포에 비유하며 "위험에만 집중하고 발전을 간과해 많은 기업가를 어렵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마윈은 2020년 11월 금융 당국의 소환으로 문책을 받았다. 마윈은 이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고 중국 정부는 알리바바 외에 다른 거대 IT 기업들까지 집중 조사해 지배권 조정에 개입했다. 앤트그룹은 지난 1월 발표에서 마윈이 그룹 지배권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같은달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의 궈수칭 주석(장관)은 관영매체인 신화통신 등과 인터뷰에서 "14개 플랫폼 기업의 금융업 특별정리를 기본적으로 완료했다"고 말했다.

FT는 중국 정부가 ‘기업 길들이기’를 끝낸 상황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다시 기업인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코로나19 방역 정책의 여파로 3%에 머물렀으며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방역 정책을 풀고 경기 부양에 주력하고 있다.

관계자는 마윈이 귀국을 머뭇거렸던 이유에 대해 “정부와 기업 간의 신뢰” 때문이었다며 신뢰 회복에 시간이 더 걸린다고 설명했다. 한편 마윈은 27일 베이징에서 폐막한 중국발전고위급포럼(CDF)에 방문해 기업 경영인들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