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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88%' 저축은행 연체 급증에도 "건전성 문제 없다"

상환능력 떨어지는 신용대출 많고
주담대 금리 뛰며 부실 우려 커져
전업권 연체 중 가장 높은 증가세
정작 당사자는 "대손충당금 충분"

'1년새 88%' 저축은행 연체 급증에도 "건전성 문제 없다"
지난해 6월부터 상승한 수신금리가 수개월 뒤 대출금리를 끌어올리면서 저축은행의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연체율이 급등해 부실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의 신용대출은 통상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담보 없는 서민이 이용해 손실 가능성 커 연체율 관리가 최우선으로 꼽힌다.

저축은행업계는 기준금리 인상에 시장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상환능력이 전반적으로 약화한 것은 맞지만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28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2월 말부터 지난해 9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0.50%에서 2.50%로 오르는 동안 수신 평균금리는 1.9%에서 2.8%로 0.9%포인트(p) 올랐다. 그러나 같은 기간 대출 평균금리는 7.6%에서 7.2%로 오히려 떨어졌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저축은행이 신규 가계 대출을 줄이고 기업대출을 늘리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실제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70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9.6%(11조6000억원) 증가했다. 전년보다 6.2%(2조3000억원) 증가해 40조2000억원을 기록한 신용대출을 크게 넘어선 수치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저축은행 업계가 만기가 길고 모수 자체가 큰 기업대출에 집중해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규모가 작고 만기가 짧게 운영되는 수신금리가 여신금리에 곧바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금리 산정체계 모범규준에 따라 조달금리가 대출금리에 반영될 때까지는 통상 3~6개월가량의 시차가 발생한다. 저축은행은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수신금리를 가파르게 올렸다. 이에 저축은행 대출금리도 사실상 지난해 9월부터 오름세가 본격화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저축은행의 평균 수신금리는 지난해 6월 초 연 2.79%에서 지난해 11월 말 연 5.53%까지 늘며 최고점을 찍었다. 불과 5개월 만에 3%p 가까이 오른 수신금리에 저축은행 업권 상위 5개사(SBI·OK·페퍼·웰컴·한국투자)의 평균 대출금리도 지난해 6월 연 15.1% 수준에서 수신금리가 반영된 9월부터 이번달까지 연 15.2%에서 17.1%까지 올라 반년 사이에 2%p 가까이 늘었다.

문제는 지난해 말 대출금리가 이같이 급상승하면서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연체율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지난해 주담대 연체액은 289억원으로 전년(154억원)보다 87.8% 늘며 전업권 중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신용대출의 경우 연체율이 코로나19 확산 이후인 2020년에 3.6%까지 낮아졌다가 2021년 4.2%, 지난해 5.2%를 기록하며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연체액이 전년 대비 34.4% 증가한 1조5159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2조원을 넘어선 전업권 신용대출 연체액 상승을 견인했다.

저축은행중앙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안정성에 대한 외부시각과 달리 현재 업계의 건전성은 법정 기준치 100%를 13.4% 상회하는 113.4% 수준의 대손충당금 적립했다"면서 "비예상손실에 대비한 자본적정성 역시 BIS비율이 법정 기준치에 5.0%p 이상인 약 13.3%를 기록하고 있는 등 재무적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