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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세 계속

우크라 전쟁 등 대외 여건 악화
작년 4분기 실적 감소폭 늘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경기둔화 등 대외 영향으로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세가 확대되고 있다.

28일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발표한 '부산항 컨테이너 처리물량 감소세 확대' 현장리포트를 보면 지난해 4·4분기중 부산항의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535만2000TEU로 전년동기 대비 -5.4%를 기록하면서 전분기 -2.5%(546만TEU)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이는 지난해 2·4분기부터 환적물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3·4분기에 보합을 나타냈던 수출입 물량마저 감소로 돌아서면서 전체 처리물량이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항은 2022년 기준 국내 컨테이너 화물의 76.6%를 처리하고 있는 국내 최대 항만이다. 컨테이너 처리물량 중 환적이 53.3%, 수출입이 46.7%를 차지하고 있다. 미주와 유럽의 주요 간선항로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과 부산 신항 개장 등으로 인한 처리역량 확충 등으로 컨테이너 환적물량이 2007년 이후 2019년까지 연평균 5%의 증가율을 보였으며 2014년부터는 환적물량이 수출입 물량을 초과했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부산항은 2021년 기준 세계 2위의 환적처리 항만으로 자리매김했다. 주요 환적경로는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에서 수입된 물품이 부산항을 거쳐 미국, 중국, 일본, 멕시코, 캐나다 등지로 수출되는 경로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도시봉쇄, 글로벌 경기둔화 등으로 인해 지난해 중국, 러시아, 미국 등 주요 국가의 환적물량이 크게 줄면서 지난해 부산항의 전체 컨테이너 환적물량도 전년동기 대비 2·4분기(-5.8%), 3·4분기(-8.0), 4·4분기(-7.3%) 등 큰 폭의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도 부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 주요 국제기구에서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이 지난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국내 주요 교역대상 국가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 도시봉쇄 해제 효과는 컨테이너 물량 확대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포트를 작성한 한은 부산본부 박승문 과장은 "부산항의 컨테이너 처리 실적은 직접적으로 관련된 선사와 하역업종뿐 아니라 선박관리 및 급유, 육상운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종에 영향을 미치고 부가가치 창출력도 높아 부산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서 "부산경제의 주요 동향 지표로서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부산항의 컨테이너 처리물량 추이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