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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전문가들 “북한 핵탄두 소형화 진전" 평가...위력 확인 위한 추가 실험 나설까

태영호 의원 "北공개 핵탄두는 진짜... 북한 그렇게 못하는 시스템"
北 해커, 언론인 등으로 가장해 美 핵안보 정책 등 정보 수집
북 해커, 지난해 약 17억달러(약 2조2142억원) 암호화폐 훔쳤다
중국 "북한 해킹 조직, 중국을 대상으로 공격... 해로운 조직" 평가

[파이낸셜뉴스]
美전문가들 “북한 핵탄두 소형화 진전" 평가...위력 확인 위한 추가 실험 나설까
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장소가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핵무기병기화사업을 현지 지도했다고 28일 보도했다.김정은 위원장은 "언제든, 그 어디에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완벽하게 준비되여야 영원히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은 28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통해 전술핵탄두 화산-31의 모습을 대내외에 알렸다.

이들 북한 매체는 이날 김정은이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했다며 새로운 전술핵탄두로 보이는 무기 10여 개가 놓여져 있는 시찰 장면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새 핵탄두의 정확한 위력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핵실험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북한이 공개한 전술핵탄두 ‘화산-31’를 진전으로 평가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28일 미국의소리(VOA)방송과의 통화에서 지난 2016년 일부에서 ‘디스코볼’로 불렀던 북한의 첫 핵탄두와 비교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16년 3월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했다며 핵탄두 기폭장치로 보이는 물체를 공개한 바 있다.

그러면서 화산-31의 크기를 측정하는데 사진 속 김정은의 신체를 이용할 수 있다며, 이번에 공개된 핵탄두는 북한이 최근 몇 주간 시험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수중 드론, 심지어 전략순항미사일에도 맞을 소형이라고 말했다.

美전문가들 “북한 핵탄두 소형화 진전" 평가...위력 확인 위한 추가 실험 나설까
지난 2017년 9월 3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 뒤에 세워둔 안내판에 북한의 ICBM급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화성-14형'의 '핵탄두(수소탄)'이라고 적혀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 소형화 핵탄두 80cm → 60cm → 40cm로 줄어든 크기 관측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도 VOA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진전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된 화산-31의 직경은 40cm 정도로 보이는데, 이는 과거에 비해 진전이라는 얘기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초기에 직경 80cm였을 것으로 추정되던 핵탄두가 이후 60cm로 줄어든 데 이어 이번에 약 40cm가 됐다며, 북한이 진행한 실험 횟수와 경험을 고려하면 믿을 만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한이 공개한 사진 속 전략핵탄두가 실제 작동할 수 있는지 아니면 모형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유형의 탄두는 모두가 우려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산-31의 위력은 50Kt이나 100Kt이 아닌 10-15Kt 범위로 추정된다며, 이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실험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핵탄두의 정확한 위력을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북한의 추가 실험이 반드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의견을 보였다.

북한은 이미 지난 6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충분한 데이터를 얻은 만큼 실제 측정된 자료를 기반으로 시뮬레이션이나 과학적으로 제작된 실험장에서 고속 카메라를 동원해 높은 폭발력을 실험하는 등 가능한 다른 많은 테스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북한은 "핵전투부를 모의한 시험용 전투부"를 장착한 전술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평양시 력포구역에서 함경북도 김책시 앞 목표섬을 겨냥해 가상적인 핵습격을 진행하면서 표적상공 500m에서 전투부를 공중폭발시켰다”는 것이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김정은은 그동안 (한국, 미국과의) 충돌 시 전술핵을 사용하거나 전쟁 초기에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공언해 왔으며 북한이 화산 31을 공개하며 충돌 시 전술핵을 사용할 역량을 보유했다는 점을 보여주려 한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화산-31이 북한이 실험 중인 고체 연료 미사일을 포함한 단거리 미사일에 탑재 가능해 보인다며, 이는 전술적인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저위력 핵탄두를 개발한다는 북한 주장과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미국과 한국이 지금처럼 북한에 대한 조건 없는 대화 제의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북한의 핵 사용은 정권 종말로 이어진다는 점을 계속 확인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한국은 일본과 협력해 일련의 훈련 등 억지력과 방어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美전문가들 “북한 핵탄두 소형화 진전" 평가...위력 확인 위한 추가 실험 나설까
2016년 3월 9일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 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제1비서는 이 자리에서 소형화된 핵무기와 운반 로켓을 더 많이 만들고 실천 배치된 핵무기를 개량하며, 미국보다 먼저 핵 타격을 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제1비서의 시찰에는 우리 정부가 8일 독자 제재 대상에 이름을 올린 전략군 사령관 김락겸과 노동당 부부장 홍영칠, 그리고 김 제1비서의 누이동생인 김여정 등이 동행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태영호 의원 "北공개 핵탄두는 진짜... 북한 그렇게 못하는 시스템"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공개한 화산-31에 대해 "아직 전력화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이 발표한 (핵탄두) 실체에 대해 평가 중이다"며 진짜 핵탄두가 맞는지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영국 런던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였다가 탈북한 북한 엘리트 계층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지난 28일 북한 노동신문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핵탄두를 둘러 보고 있는 모습을 소개한 배경에 대해 "(김 총비서가)이렇게 다량 생산해서 내가 실전 배치까지 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태 의원은 북한이 전술핵탄두라며 공개한 '화산-31'과 관련해 진위 여부에 대한 즉각적 판단을 유보한 우리 군과 달리 "이건 핵탄두가 맞다고 본다"고 말다.

태 의원은 그렇게 보는 이유에 대해 △북한은 핵무기 개발, 연구, 생산, 관리 등 수만 명이 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만약 가짜라면 이렇게 작명까지 다 하고 밑의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 김정은이 뻥치고 있구나, 이러지 않겠는가"라며 그가 그런 모험을 할 리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이유로는 "북한 체제 특성상 이게 가짜라면 가짜를 쭉 놓고 김정은한테 '연기해 주십시오'라고 해야 하는데 어느 PD가 가짜를 진열, 간부들까지 세워 놓고 김정은에게 '진실하게 보이는 것처럼 연기를 해달라 그렇게는 못 하는 시스템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태 의원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지 여부와 관련해 김정은이 아직 시진핑에게 사전 조율을 못했다면서 "북한이 7차 핵실험은 할 것이지만 당장은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김정은이 아직 시진핑에게 사전 조율을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태 의원은 "이번에 중국 대사가 평양에 입성한 건 7차 핵실험 준비를 위한 김정은의 중국 방문, 이 신호가 아니냐고 보고 있다"며 "7차 핵실험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중국과 어떻게 소통해서 하겠느냐를 놓고 (김정은이) 장고에 들어갔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美전문가들 “북한 핵탄두 소형화 진전" 평가...위력 확인 위한 추가 실험 나설까
북한 사이버 해킹 이미지. 북한은 최근 자신들의 우방국인 중국도 가리지 않고 무차별 해킹 공격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래픽=이종윤 기자
■사이버 보안 기업 "北해커, 언론인 등으로 가장해 美 핵안보 정책 등 정보 수집" 보고서 발표
한편 글로벌 사이버 보안 기업들에 의하면 북한의 사이버 그룹 해커들이 최근 언론인과 학계 인사 등으로 위장해 미 정부의 핵안보 정책에 대한 정보수집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8일(현지시간) 글로벌 사이버 보안 기업이자 구글 클라우드 파트너인 맨디언트는 "북한의 사이버 그룹이 최근 몇 달간 미국 및 한국의 정부 기관과 학계, 싱크탱크 등을 겨냥해 전략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특정 언론사 기자로 위장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블룸버그통신 등 미 언론을 통해 밝혔다.

맨디언트에 따르면 'APT43'으로 알려진 북한 해킹 그룹 소속 해커가 미국의소리(VOA) 방송 기자로 가장해 익명의 한 전문가에게 '북한의 핵 실험으로 일본이 방위비를 증액할 것으로 보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보낸 뒤 "5일 내에 답변을 보내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다"는 내용을 보냈다.

북한의 해커들로 추정되는 이들은 학자들에게 자신들을 대신해 연구 논문을 쓰는 대가로 수백 달러를 지급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또 NYT의 채용 담당자인 것처럼 속여 허위 이메일 첨부 파일을 관련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맨디언트는 APT43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미 코넬대 홈페이지를 사칭하는 등 마치 합법적인 사이트처럼 보이도록 일련의 웹 도메인을 등록해왔다고 밝혔다. APT43은 암호화폐 절도와 관련해 대규모 암호화폐 거래소가 아닌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암호화폐 절도 및 돈세탁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P에 따르면 한국에 잘 알려진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핵정책 프로그램과 관련한 한 연구원의 논문을 검토해줄 수 있느냐는 이메일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수상함을 느끼고 IT팀에 전달한 결과, 해당 이메일은 악성프로그램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받았던 이메일도 모두 모두 함정이었다는 것이다.

맨디언트의 해외정보 책임자인 샌드라 조이스는 이 해킹 그룹이 북한의 정보기관인 정찰총국 소속이라고 매우 확신한다며 "그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혁신적이고 단편적인 그룹으로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들은 악성 앱을 사용해 암호화폐를 생성하고, 사용자명과 비밀번호를 훔쳐 핵 정책에 대한 국제 협상에 초점을 맞춘 스파이 활동을 수행하며 특히 APT43는 개인식별 정보를 훔쳐 해당 데이터를 사용해 가짜 웹 계정을 만들고 도메인을 등록하는 데 능숙하다고 전했다.

한편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북한 해킹그룹은 지난해 약 17억달러(약 2조2142억원)에 달하는 암호화폐를 훔쳤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보도에 의하면 '중국의 보안업체 치안신'(Qianxin)은 최근 2022년 연례 보고서에서 "북한 해킹 조직들이 중국을 대상으로 공격하고 있다며 해로운 조직"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최근 자신들의 우방국인 중국도 가리지 않고 무차별 해킹 공격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