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안보실장에 조태용 주미대사 내정
주미대사에 조현동 외교부 1차관 유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3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3.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대통령실 외교·안보 라인의 대대적 쇄신이 예상된다. 그동안 대통령 순방 과정에서 벌어진 혼선과 잡음으로 인해 외교·안보 라인의 교체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김 실장의 사퇴는 이같은 움직임에 더욱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실장의 후임으로는 조태용 주미대사가 내정됐다. 조 실장은 과거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안보실 1차장으로 토니 블링컨 현 미 국무장관과 카운터파트로 북핵문제를 논의한 경험있으며, 미국 현지에서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지휘하고 있다. 조 실장은 곧바로 인수인계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조 실장의 후임 자리에는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실장의 사퇴로 대통령실은 물론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까지 후속 조치가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대통령실은 지난 28일까지도 김 실장의 교체설을 부인해왔다. 같은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도 참모들에게 김 실장 교체설에 대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역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 실장을 비롯한 안보실 참모들과 오찬을 함께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날 김 실장의 자진 사퇴 발표 이후 후임자 내정에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조 실장의 후임 주미대사 자리까지 하루만에 채워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안보실장 교체와 그에 따른 후속 조치 논의가 어느정도 진행돼 온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외교부 출신인 김일범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이 자진 사퇴하고, 이문희 외교비서관이 교체되면서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외교·안보 라인에 대한 개편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김 실장의 사퇴와 후속 조치 등의 속도를 고려하면 이같은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만, 외교·안보 라인의 대대적 개편 시기는 윤 대통령의 내달 국빈 방미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방미가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시간에 대통령실 외교·안보 수장이 교체된 만큼, 실무진 개편은 시간적 여유를 두고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김 실장은 전날 사퇴의 변을 통해 "향후 예정된 대통령님의 미국 국빈 방문 준비도 잘 진행되고 있어서 새로운 후임자가 오더라도 차질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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